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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한낮 폭발, 최소 6명 사망
에르도안 대통령 ＂사악한 테러＂
보안 당국, 남성 용의자 붙잡아
＂쿠르드족 무장조직이 사건 배후＂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중심지 '이스티크랄(독립) 거리'에서 13일(현지 시각) 오후 4시 20분쯤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 최소 6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부상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즉각 테러로 규정하고 용의자 검거에 나서 쿠르드족 무장조직 소속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튀르키예에선 2015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및 쿠르드족 독립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티크랄 거리는 고급 상점과 호텔, 세계 각국 영사관이 모여 있는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로, 주말 유동 인구가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탄불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탁심 광장과 이어져 있어 관광객들도 많다. 소셜미디어에는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붐비는 거리에서 갑자기 불꽃과 굉음이 터져 나오는 모습, 폭발 직후 구급차와 소방차, 경찰이 긴급 출동해 부상자들을 구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들이 올라왔다.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사고 후 경찰이 주변 지역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과 배경을 수사 중"이라고 했다.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 사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일요일에 번화한 거리에서 발생한 비열하고 사악한 테러 공격"이라며 "이번 참사의 가해자들은 누구든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월드는 14일 새벽 "유력한 남성 용의자 한 명이 보안 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쉴레이만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쿠르드노동자당(PKK) 테러 조직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용의자의 신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PKK는 쿠르드족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무장 조직으로 튀르키예 동남부와 이라크 북부 등에 거주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2016년 발생한 자살 폭탄 사건 이후 이들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 국내외에서 검거 작전을 벌여왔다. 지난 6월에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을 위한 조건으로 이 두 나라에 있는 PKK 관련자 30여 명을 튀르키예로 송환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튀르키예 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자라는 이유였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 7년간 최대 도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에서 수차례 테러가 발생했다. 2015년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 광장에서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2명이 숨졌다. 2016년 3월에는 앙카라 도심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다. 엿새 뒤엔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5명의 사망자와 3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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