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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세계 바둑 3관왕 신진서(22)가 현역 챔피언 대결에서 중국 미위팅(26)을 눕혔다. 한국 랭킹 4위인 베테랑 강동윤(33)은 중국 톱스타 커제(25)를 격침했다. 13일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8강전 첫날 한국은 출전 기사 2명이 모두 승리, 4강에 올라 4년 연속 우승 전망을 밝혔다.

디펜딩 챔프 신진서는 몽백합배 보유자 미위팅에게 176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시종 몰리던 미위팅은 막판 상변 백 대가에 특공대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실패하자 돌을 거두었다. 신진서는 LG배 최초 개인 연패(連覇) 기록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신진서는 승리 후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잘 풀려 다행"이라면서 "이렇게 쉽게 이기면 다음 대국에 지장이 있을 때가 있다. 그 부분을 신경 써야겠다"고 했다. 또 "결승은 한국 기사끼리 펼쳤으면 좋겠고, 그게 아니더라도 결승까지 올라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진서는 2020년 11월 이후 만 2년 동안 국제 무대에서 32연승 중이다. 그중 19승을 중국 기사 상대로 따냈다. LG배, 춘란배, 삼성화재배 등 세계 타이틀 3개를 포함해 8관왕으로 군림 중이다.

강동윤은 놀라운 투혼으로 대어를 낚았다. 223수 끝 흑 불계승. 상중앙 백 대마를 몽땅 때려잡았다. 백의 실수(174)가 곁들여지긴 했지만 완벽한 수읽기와 투혼 덕이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강동윤은 7년 만의 LG배 탈환 꿈을 이어갔다.

강동윤은 국후 "초반부터 착각을 많이 해 불리해질 뻔했다. 계속 어렵다고 생각하며 두었다. 초읽기에 몰리면서 수읽기가 잘 안 됐는데 운 좋게 이긴 것 같다. 4강전을 앞두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겠다. 한 판 더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4일엔 8강전 이틀째 대국이 열려 4강행 티켓 주인 2명을 추가로 결정한다. 김명훈(25)과 딩하오(22) 등 한·중 랭킹 7위끼리 격돌하고, 양딩신 대 시바노의 중일전도 치러진다. 4강 결정 후 추첨으로 준결승 대진을 결정한다. LG배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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