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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근식에 청구 검토한다는데

미성년자 11명을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하고, 최근 다시 구속된 김근식에게 검찰이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명령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학적 거세'는 남성 전립선암 등에 사용되는 치료제인 '성선자극호르몬 길항제'를 투여해 성충동을 억제하는 것을 가리킨다. 성도착증 환자이면서 재범 위험성이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법원의 선고나 국립법무병원의 치료감호심의위원회 결정으로 시행된다. 해외에서는 미국,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특히 체코와 덴마크 등은 본인 동의 없이 강제로 화학적 거세를 한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후 10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 실제로 화학적 거세 선고나 결정이 내려진 것은 86명에 그친다. 성도착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수만 10년간 7000명이 넘는다. 이 외에도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고 재범 위험이 큰 사람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화학적 거세를 실시하는 경우는 미미한 수준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법원이나 치료감호심의위(이하 심의위)가 화학적 거세 선고나 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 우선 재범 가능성이 보여도 피의자가 성도착증이란 병원 진단이 필요하다. 같은 전과가 여러번 있는 성폭력범이라도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면 성도착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복역 중인 수형자 가운데 출소 후 재범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화학적 거세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피의자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사례가 적은 이유 중 하나다. 법원이 판결과 함께 화학적 거세를 선고할 경우에는 본인 동의가 필요 없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는 법원이 인권침해 논란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범죄자가 이미 징역형으로 처벌을 받는데, 출소 이후 추가적으로 성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사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치료 이후 두통, 우울증, 신체의 여성화가 일어난다는 연구도 있다"고 했다.

비용도 고민거리다. 성충동 약물 치료에 드는 비용은 1인당 연간 약물 투여 비용으로 175만원, 호르몬 수치 및 부작용 검사 60만원, 심리치료 270만원 등 연 500만원에 달한다. 성충동약물치료법에 따르면 개인 부담이 원칙이고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을 경우 국가가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 화학적 거세가 시행된 경우 상당수가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성범죄 피해자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이 제도를 하나의 치료로 보고 대상을 확대하는 걸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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