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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대표 ＂2차 대전 이래 최대 규모 발생＂

"우리 조직이 설립된 이래 올해는 가장 힘든 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국제사회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필리포 그란디<사진> 최고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UNHCR 한국대표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1년간 37차례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통상 한 해 8차례 정도 선포했던 것에 비하면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했다.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란디 대표는 박진 외교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씨와 함께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란디 대표는 "현재 전 세계에 1억300만명의 강제실향민(난민)이 있는데 이 중 1400만명이 우크라이나인"이라며 "이는 전쟁으로 인한 난민 발생으로는 2차 대전 이래 최대 규모"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집중하게 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방글라데시에 투입돼야 할 재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란디 대표는 "우크라이나인에게 가장 혹독한 겨울이 이미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 그리고 다른 난민 위기 발생 지역인 에티오피아, 시리아, 중앙아프리카 등에 대해 한국인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란디 대표는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아주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아쉬운 점도 내비쳤다. "한국은 선진국 중 난민 수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신생아 출생 시 국적 등록 절차 등 행정 절차에서도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 이들이 출신 국가에서 탄압을 피해 왔다는 점을 더욱 배려했으면 좋겠다." 기고자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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