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당시 민간업자 수백억 추가 이익
'성남시 실장' 정진상 역할 수사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분양했던 대장동 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여 줬다는 의혹을 규명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화천대유는 2018년 대장동 5개 블록에서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는데 당초 180%로 제한됐던 용적률이 185~195%로 조정되면서 화천대유가 적어도 300억~400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 과정에 정 실장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쫓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해 토지 분양을 통해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 이와 별개로 화천대유는 아파트 분양으로 3130억원의 이익을 거뒀는데 검찰은 용적률 상향 등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성남시가 2015년 3월 김씨 등을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했을 당시 아파트 용적률은 최대 180%였다. 그런데 성남시는 2016년 11월 용적률을 185~195%로 상향하는 사업내용 변경을 고시했다. 성남시의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안) 및 실시계획 인가 보고' 문서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실장'이 서명·결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진상 실장 등과 대장동 일당 간의 유착이 2013년부터 형성됐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사업자 지분의 49%를 보유했던 김만배씨가 그중 절반(24.5%)은 정 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몫이라고 인정했고 공통 사업비를 제외한 428억원을 이들 '3인방'에게 주겠다고 했다는 정황과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상태다.

대장동의 아파트 및 연립주택 분양 사업에는 화천대유 외에도 제일건설이 만든 성남대장1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부동산 업체 에이치엠지가 만든 성남대장PFV도 참여해 총 8211억원의 수익을 거둔 상태다. 성남도개공이 아파트 분양 이익을 포기한 이유도 수사 대상이라고 한다. 한 법조인은 "성남시의 용적률 상향 역시 최종 결재자는 이재명 시장이었다"며 "수사는 정 실장을 거쳐 이 대표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정 실장의 수뢰 혐의와 관련해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유흥주점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해당 주점은 2010년쯤부터 정 실장과 김용 부원장, 유동규씨가 드나들며 '아지트'로 활용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남욱씨가 유씨에게 성남시의회 로비에 쓸 돈을 전달하기 위해 유씨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검찰은 정 실장을 늦어도 내주 후반쯤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는 이날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 "대선 후보에게 20억원으로 줄을 댄다면 싸게 먹히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구치소에 있는 남 변호사와 최근 '옥중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다. KBS 보도에 따르면, 남씨는 작년 2월 유동규씨가 자신을 찾아와 "김용 부원장에게 '(이재명 대표를 위한 대선 경선 자금을) 남욱에게 부탁하겠다'고 했으니 내 얼굴을 봐서 돈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씨가 이때 액수는 '20억원', 용도는 '경선 자금'으로 전해듣고 11억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대장동 일당이 '김 부원장으로부터 경선 자금 2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언론에 직접 말한 것은 처음이다. 김 부원장은 남씨가 마련한 돈 가운데 8억4700만원을 유씨를 통해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