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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신청도 한산… 올 25조원 목표에 현재 5조원 신청

고금리로 받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인 안심전환대출이 문턱을 낮췄는데도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단계 안심전환대출 신청 첫날인 지난 7일 총 1864건이 신청됐다. 조건이 까다로웠던 1단계(9월 15일~10월 31일) 첫날(2406건)보다 접수 실적이 저조한 것이다. 2·3일 차 신청 건수도 각각 1단계 때보다 400여 건씩 적었다.

정부는 1단계 신청 당시 "집값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까다로운 기준이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 나오자 2단계 기준을 완화했다. 4억원까지였던 주택 가격을 6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부부 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각각 늘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수도권 주택 매매 평균 가격은 6억5770만원이었기 때문에 수도권 차주 상당수가 이번 2단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신청 실적이 1단계 때보다도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안심전환대출 공급 목표는 25조원인데 현재 누적 신청 금액은 5조796억원(20%)에 불과하다.

◇중도상환 수수료 無… 요건 된다면 빨리 갈아타는 게 유리

안심전환대출은 금리가 연 3.7~4.0%로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5.09~7.688%)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고정금리라고 해서 몇 십 년간 같은 금리를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2금융권 주담대에서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때는 물론, 안심전환대출을 쓰다가 향후 시중은행 상품으로 갈아탈 때에도 중도상환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금리 상승기가 끝나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더 낮아지면 금전적 부담 없이 시중은행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일반적인 은행 대환대출과 달리 안심전환대출은 영업점 방문을 하지 않고도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청 요건에 해당되고 지금 적용받고 있는 1·2금융권 주담대 금리가 높다면 안심전환대출로 빨리 갈아탈수록 유리하다.

부부 중 1명이라도 만 39세 이하라면, 청년층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소득 6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차주에게는 최저 금리 연 3.7%를 적용한다. 이 혜택은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나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주담대 명의자는 40대 이상이라 하더라도 배우자가 39세 이하 기준을 충족하면 신청 자격이 된다.

◇자꾸 확대되는 대상자… 형평성 논란 커져

여당은 지난 6일 당정협의회에서 내년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주택 가격 요건을 9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리 상승기 이자 부담을 낮춰 민생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이다. 금융위원회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9억 주택 보유자를 서민·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금융상품으로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 가격이 낮은 지방에서는 9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을 저금리 전환대출 해준다는 것에 반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월 말 기준 6개 광역시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4억706만원으로 서울(12억6629만원)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전세대출자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전세대출 최고 금리도 연 7%를 넘기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심전환대출은 이용할 수 없다. 시중은행 전세대출은 모두 변동금리여서 고스란히 금리 인상 위험에 노출된다.

그렇다보니 인터넷에서는 "빚져서 무리하게 집 산 사람들을 왜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공정하지 않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0일 "그런 식으로 형평성을 따지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적어도 주거와 관련된 비용은 저희(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픽] 안심전환대출 신규 신청 건수와 금액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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