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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서툰 아이 말, 문장으로 다시 말해주세요
만 3~5세 아이들은 질문을 받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가 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을 더듬기도 한다. 발음도 다소 불분명하다. 이는 유창하게 말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아이의 말하기 시도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격려해주면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발음과 문장 구성 익히기
만 3세가 넘으면 어른들의 일상 표현을 거의 알 정도로 언어 이해력이 발달한다. 하지만 문장 구성이나 발음은 아직 불완전해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기엔 몇 가지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다. 예컨대 'ㅈ' 발음을 잘 못해 '모자'를 '모다'라고 말할 수 있다. '물'은 '무', '방'은 '바', '먹었어요'는 '머어요', '귀'는 '쥐'라고 발음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부모가 아이가 하려던 말을 정확하게 발음해주면서, 이해했다는 표시를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입술 주변의 운동이 발달하지 않아서다. 근육 덩어리인 혀도 잘 움직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말을 이어가려면 도중에 숨을 들이쉬는 기능도 발달해야 한다. 침을 삼켜가면서 말하는 것도 꽤 어려운 동작이다. 따라서 만 5세까지는 말하기가 늦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만약 발음 발달 지연이 심해서 알아듣기 어렵고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면 언어 치료를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스스로 말을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아예 말을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간혹 있다. 언어 이해력에 문제가 없는데도 입을 꼭 다무는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눈치가 빠르고 자존심이 강한 기질일 수 있다. 이때는 말하기를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 한 번 말이 트이면 물 흐르듯 하게 된다.
언어 이해력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말을 못하는 경우라면 이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연스레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는 발달 지연 외에 다른 요인이 있다면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아직 우리말에 능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영어를 들려줘도 될까. 영어 발음은 악센트와 높낮이가 있어 아이에게 국어보다 흥미롭게 들린다. 언어 이해력이 또래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면, 단어 중심의 영어 비디오를 보여줘도 우리 말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기가 늦되는 경우라면 우리말 문법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서 영어를 접하게 해야 한다.
◇표현 돕기, 발음 보여주기
부모의 적극적인 소통법은 아이의 표현력을 높여줄 수 있다. 아이가 '우유!'라고 얘기하면, "엄마처럼 말해봐"라고 한 뒤 "엄마, 우유 주세요!"라고 대신 말해준다. 속도를 천천히, 발음은 정확하게 해준다. 아이 얼굴을 바라보면서 엄마가 입을 크게 벌려 시각적으로 발음을 보여주면 좋다. 외국어 선생님이 입 모양을 과장해서 학생들에게 발음의 형태를 가르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아이가 '우리, 가, 할머니 집'이라고 단어 중심으로 말할 때는 "우리는 할머니 집에 갈 거예요"라고 완성된 문장으로 대신 말해주자. 아이는 자신이 의도한 말을 부모가 완성된 문장으로 정확하게 표현해주면 고마워하면서 머리에 입력시키게 된다. 설사 아이가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잘 말하려고 노력했다면 적극적으로 칭찬해주자.
아이가 잘못된 단어를 선택하거나 상황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로 도와준다. 아이가 길에 있는 굴착기를 보고 '저기 탱크!'라고 한다면, "저기 커다란 굴착기가 땅을 파고 있네!"라고 구체적인 상황을 더해서 올바른 표현으로 말해준다.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아니야'라거나 '똑바로 말해 봐'라고 면박을 줘선 안 된다. '제대로 말하면 해줄게'라고 해서도 안 된다. 부모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아이가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 말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문장으로 말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표정·손짓·몸짓은 훌륭한 소통 수단이 된다. 아이의 말 걸기 시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자. 아이가 하려는 말을 문장으로 대신 말해주자. 아직 말이 트이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와 소통하기를 주저하지 않게 될 것이다. 기고자 :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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