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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애리조나 개표 끝나면… 上院 민주 49 : 공화 50

미국 동남부에 자리한 인구 1000만명의 조지아주(州)가 2년 만에 다시 미국 정치를 좌우하게 됐다. 8일(현지 시각) 치른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는 연방 상원의 경우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한 달 뒤에 결선투표를 실시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연방 상원의 다수당이 결정된다.

2020년 치른 대선 및 상원 선거 때도 조지아주는 행정부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민주당에 안겨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 미 의회 매체 더힐 등은 "조지아주 결선 결과에 따라 향후 2년간 미 의회 권력 구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10일 연방 상원 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48석을,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애리조나·조지아주 3곳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 이 지역들은 뒤늦게 들어온 우편투표 집계 등 개표가 늦어져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네바다주 상원 의원 선거에선 개표가 84% 이뤄진 가운데 애덤 랙설트 공화당 후보(49.4%)가 현 의원인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후보(47.6%)를 앞서고 있다. 76%를 개표한 애리조나주에서는 현역 의원인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51.4%)가 블레이크 매스터스 공화당 후보(46.4%)를 이기고 있다. 이 추세대로 개표가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이 49석, 공화당이 50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경우, 연방 상원 총 100석 중 남은 지역 한 곳은 조지아주다. 조지아는 주법상 1위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99%가 개표된 상황에서 현역 의원인 래피얼 워녹 민주당 후보(49.2%)와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48.7%)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 결선투표가 다음 달 6일 실시되는 것으로 결정났다. 당연직 상원 의장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50석만 확보해도 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려면 51석을 확보해야 한다.

2020년 선거 때도 미 전역의 관심은 조지아에 집중됐었다. 그해 11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된 상원 의원 선거에서 조지아주를 제외하고 민주당은 48석, 공화당은 50석을 확보했다. 당시 조지아주는 상원 두 석에 대해 선거를 진행했다. 원래 상원 의원 한 명만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현역이었던 공화당 조니 아이잭슨 의원이 건강 문제로 사임해 임기 2년짜리 보궐선거가 함께 열린 것이다. 민주당에서 래피얼 워녹, 존 오소프 후보가 나왔으나 둘 다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두 달 뒤인 2021년 1월 결선투표가 열렸다. 두 명이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모두 승리하면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가져올 수 있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과 1만2670표(0.25%p) 차이로 겨우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재검표를 요구해 조지아주가 투표용지 약 500만개를 모두 점검한 뒤 기존 개표 결과를 확정하기도 했다.

조지아주가 미국의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 지역)'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기독교 신앙이 강한 '바이블 벨트'에 속했던 조지아주는 원래 보수 텃밭이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조지아가 의회 권력을 결정지을 것이란 생각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주장이었다"며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을 선택하기 전에 상원은 물론 대선까지 (조지아는) 공화당만 선택했었다"고 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경제가 좋아지면서 다양한 인종이 유입돼 정치 성향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CNN은 "대도시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아시아·아프리카·히스패닉계 등 유색인종 거주자도 늘면서 보수색이 옅어졌다"면서도 "워낙 인종 구성 등에 따라 정치 성향이 다양한 만큼 대선이나 중간선거에서 조지아주가 민주·공화당 한쪽으로 좀처럼 쏠리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잃더라도 상원 다수당 지위 수성(守城)에 성공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한 고비를 넘기고 최근 통과시킨 법안들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공화당이 조지아주에서 승리할 경우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에서 완전히 뺏어 오게 된다. 2024년 대선 풍향계도 공화당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 2022 중간선거 결과 / 미국 정치 향방 가를 조지아주 기고자 :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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