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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시장 취임후 이전 추진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상권이 이미 활성화돼 있어 확장하는 게 최선이다." "건물도 낡고 공간도 좁아 새 시장을 지어 옮기는 게 해답이다."

30여 년 전 지어 낡고 좁은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대구도매시장) 문제 해법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이후 대구도매시장 이전 방침을 밝힌 데다 지난달 25일 이 시장에 있는 농산A동에 화재가 나면서 이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홍 시장은 취임 이후 대구도매시장 문제를 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50대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그는 "현재 자리에서 확장하고 현대화하는 것은 임시 미봉책"이라며 "IT 발전 등 시대적 변화와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려면 완전히 새로 판을 짜는 게 맞는다"고 '이전안'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구도매시장'은 지난 1988년 연면적 1만6504㎡ 청과부(농산) 건물 하나로 시작해 수산·농산·관련 상가·냉동창고 등 건물 네 동이 더 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시장은 연간 거래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전국 셋째 규모이자 영남권 최대 규모 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도매시장은 대구에서 유일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그러나 건물들이 오래전 지어져 낡은 데다 구조가 옛날 방식이라는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2000년부터 이어졌다. 대구시는 2007년, 2013년, 2015년 세 차례 '이전'과 '재건축' 방안을 놓고 용역을 주기도 했다. 그동안 현재 자리에서 확장·개조하는 방안과 시 외곽으로 옮겨 새로 짓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대구시는 논란 끝에 지난 2018년 시비 895억원, 국비 180억원 등 10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현재 자리에서 확장·재건축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전 찬성'과 '이전 반대'를 둘러싼 시장 상인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사업의 진척도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다 홍 시장이 취임하면서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대구시는 2033년까지 29만9000㎡ 부지에 경매와 가공, 선별 등 첨단 도매 유통 시설을 갖춘 새 도매시장을 시 외곽 지역에 건립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어 지난 9월 추경예산안에 대구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 계획 수립 용역비 2억원을 반영해 상정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부결해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런 와중에 지난달 25일 대구도매시장 농산A동에 불이 나 이 건물 입주 점포 중 절반에 달하는 69개 점포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설 노후화가 화재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시장 이전론'이 거세졌고, 찬반 양론이 다시 불붙었다.

현재 시장이 위치한 대구시 북구 의회는 지난 8월 25일 본회의에서 '대구도매시장 이전 반대 촉구 성명서'를 전체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차대식 북구의회 의장은 "세 번이나 용역을 줘가면서 최종 결정된 '확장안'을 번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전 반대를 주장했다.

반면 대구도매시장 이전 유력 후보지인 달성군 의회는 지난 8월 8일 '대구도매시장 달성군 하빈면 이전 촉구' 성명을 냈다. 서도원 달성군 의회 의장은 "대구교도소가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하면서 하빈면 주민들에게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상인들은 "지금까지 시장을 활성화시켜 놓았는데 하빈면으로 이전하면 다시 활성화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현재 자리에서 확장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교통망과 접근성이 좋다면 이전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구시 정의관 경제국장은 10일 "대구도매시장의 미래 경쟁력과 시민들의 편리성 제고 등 큰 틀에서 보면 이전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다"며 "시장 이전에 부정적인 상인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 또 이전을 한다면 얼마나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는지가 대구도매시장 이전 사업의 열쇠"라고 했다. 기고자 : 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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