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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냉동 고추 들여와 전기로 건조·가공해 팔기도

전남의 한 농장에는 열대 과일인 바나나에 알맞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전기 난방기를 쓴다. 자동으로 온도를 감지해 히터가 작동하고, 천장에 설치된 팬은 내부 공기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전기 난방을 이용한 시설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바나나 재배 북방한계선은 강원 삼척과 충북 청주까지 올라왔고, 여름철 고랭지에서만 기르던 파프리카는 냉방 설비를 설치해 일 년 내내 생산이 가능해졌다.

농·수산물 가격 안정과 영세 농어민 지원이라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농업용 전기요금이 워낙 싼 탓에 황당한 에너지 낭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농사용 전기 판매 단가는 kWh당 45.95원으로, 주택용(109.16원) 절반에도 못 미치다 보니 화석연료를 태워 생산된 전기로 다시 난방을 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1차 에너지인 석유나 석탄으로 직접 난방을 하면 효율이 80%에 이르지만, 석탄·가스를 태워 만든 2차 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면 효율은 40% 아래로 떨어진다.

식물의 뿌리 둘레를 전기로 데운 온수 파이프나 열선을 이용해 생장점을 자극하는 이른바 '근권(뿌리둘레) 난방'도 일각에서는 새로운 농업 기술로 치켜세우지만 에너지 낭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중국에서 관세가 낮은 냉동 고추를 수입해 전기 건조기로 말리고 빻아 고춧가루로 파는 사례도 많다. 냉동 고추 관세율은 27%로 말린고추·고춧가루(270%)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전기요금까지 싸다 보니 국내에서 건조·가공해 팔더라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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