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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유강남·박동원·박세혁
FA 자격 얻자 구단 영입전 치열

한국시리즈의 끝은 곧 스토브리그의 시작이다. 올겨울에는 포수 '빅 4'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양의지(35·NC)와 유강남(LG), 박동원(KIA), 박세혁(두산) 등 국내 프로야구 주요 포수들이 동시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이들을 놓고 각 구단이 영입전을 벌여 'FA 광풍'이 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최대어 양의지는 어디로?

가장 큰 관심이 쏠린 선수는 NC의 양의지다. 4년 전 FA 자격을 얻어 총액 125억원에 계약, NC의 창단 첫 우승에 공헌한 양의지는 계약 마지막 해였던 올 시즌 코로나 감염 등에 시달리면서도 타율 0.283 20홈런 94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포수 수비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나이가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두 번째 FA 계약에서도 4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메가톤 계약이 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양의지를 잡기 위해 3~4개 구단이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의지 영입 전쟁에는 한국시리즈 챔피언인 SSG까지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SSG는 포수 이재원과 김민식이 시즌 내내 타격과 수비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올 시즌 초반 키움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박동원은 KIA와 다년 계약 협상에 나섰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FA 시장에 나오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역시 팀 간판 포수 유강남을 잔류시킨다는 게 내부 방침이지만, 다른 구단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박동원과 유강남의 몸값은 작년 KT에 남은 장성우(4년 42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FA로 이적하는 선수가 나오면 해당 선수를 내보낸 팀도 자연스레 대체자 영입에 나서야 한다. 포수가 대거 시장에 풀리자 이를 겨냥하듯 트레이드설도 돌고 있다. 모 지방 구단이 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꺼내든 것으로 전해졌다.

◇강해진다면 제재금도 불사?

2023시즌부터는 샐러리캡(팀 총연봉 상한제) 제도가 실시된다. 상한 금액을 넘어서면 제재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전력 강화를 위해 많은 구단이 지갑을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롯데의 모기업 롯데지주는 190억원을 유상증자로 지원, 선수 계약과 영입 등에 쓰도록 했다. SSG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포수를 어떻게 좀 해달라'는 팬의 댓글에 "기다려보세요"라고 의미심장한 답을 달았다.

신임 감독이 여럿 있는 것도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야구에선 신임 감독에게 FA를 '취임 선물'로 주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두산의 취약 포지션은 포수"라며 "좋은 포수가 있다면 야수, 투수가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2023시즌을 앞두고 다시 지휘봉을 잡았고, 감독 대행에서 승진한 강인권 NC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도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오는 13일 FA 자격 취득 선수를 공시할 예정이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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