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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차 COP27, 18일까지 열려
＂기온 상승 1.5도로 제한 불가능＂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8일(현지 시각)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 연설에서 "전 세계가 지금 당장 나서지 않으면 기후 위기 대응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우리에게 다른 지구(Planet B)"는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6~9월 넉 달간 연간 평균 강수량의 2~3배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3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300억달러(약 4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158번째로) 아주 작은데도 인류가 만든 재앙의 큰 피해자가 됐다"며 "기후 위기의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피해자인 개발도상국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COP27에서는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로 인해 입는 피해를 선진국들이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는 '손실과 피해' 개념이 정식 의제로 채택돼 논의 중이다. 선진국들이 산업혁명 이후 200여 년간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지난 2009년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15)에서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약 138조원)를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지원키로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후 영국 글래스고에서 지난해 열린 COP26과 이번 COP27을 통해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샤리프 총리와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등 개도국 정상들은 "선진국의 자금 지원이 대부분 차관 형식이라 개도국을 '빚의 올가미'에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대기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3배 이상 많은 돈을 투입하고, 중진국 정부들이 선진국 정부와 과감한 협력에 나서는 등 악화한 현실에 맞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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