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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관리·국회 통제 강화로 선심성 정책 맘대로 도입 어렵게

여당과 기획재정부가 2024년부터 건강보험을 기금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건보가 기금이 되면 재정 관리 대상이 돼 '문재인 케어' 같은 선심성 정책을 맘대로 도입하기 어려워진다. 그간 보건복지부가 건보 재정을 운영하면서 국회나 예산 당국 통제를 받지 않아 논란이 많았다.

8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국민건강보험 기금화 근거와 기금 운용 계획을 마련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국가 재정이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금화를 해 국회 통제를 받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건보 재정은 그간 정부 예산이나 기금 같은 국가 재정이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회계로 처리했다. 건보공단이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올해 기준 86조2000억원에 달하는 지출 관리는 복지부와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의해 이뤄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건정심조차 거치고 않고 복지부가 자체 결정한 지출은 2017년 이후 연평균 6407억원에 달했다. 기재부는 "전체 부처 예산안(총지출) 대비 건강보험 지출 비율은 2021년 14%에서 2050년 32%가 돼 2배 이상으로 급증한다"고 했다. 건강보험은 내년부터 1조4000억원 적자로 전환하고 6년 뒤인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보는 2007년부터 매년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 지원 규모는 2007년 3조7000억원에서 올해 10조5000억원까지 늘었다. 현행법상 지원 기간은 올해까지지만, 내년 11조원을 지원하는 걸 마지막으로 기금으로 전환한다는 게 개정안 골자다.

기금이 돼도 정부 지원은 가능하다. 다만 국가재정법에 따라 앞으로 다른 예산과 마찬가지로 지출에 대한 통제를 받게 된다. 이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제외한 고용보험 등 다른 6개 사회보험이 현재 거치고 있는 과정이다. 이렇게 되면 총 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 들어가는 '문재인 케어' 같은 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땐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문 케어로 인한 지출은 시행 이후 20조원이 넘었다.

기금화를 해 재정 당국이 국가 전체 차원에서 복지 지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논의는 문재인 정부 때도 나왔다. 2019년 2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건강보험 기금화를 권고하면서 "건강보험이 예산이나 기금 등과 달리 국가 재정에는 집계되지 않아 과도한 복지 재정 지출 증가세가 과소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정부 지원 방식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올해 말로 정해진 정부 지원 시한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발의돼 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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