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科技대학 하향 평준화 우려＂

정부가 4대 과학기술원(카이스트·유니스트·디지스트·지스트) 예산 재원(財源)을 과기정통부에서 교육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과기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과기 특성화대학들을 하향 평준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이유다.

8일 기재부·과기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달 초 4대 과기원에 '향후 예산을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로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통보했다.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는 교육부 장관이 운용·관리하며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중 일부를 대학 교육 등에 쓸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그런데 법안이 아직 통과 안 된 상태에서 기재부에서 4대 과기원 총장들에게 연락해 앞으로 교육부 특별회계에서 지원이 나오도록 제도를 바꾸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4대 과기원은 과학기술 특성화 인재를 키운다는 취지로 설립됐고 일반 대학과 달리 별도 법률에 근거해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으로 운영된다. 기본적인 운용 예산도 정부 출연금에서 따로 지원받는다. 그런데 이번 법령 개정으로 과기원 예산을 교육부 장관이 운용·관리하는 재원에서 받게 되면, 향후 학교 운영에서 교육부 영향을 받게 되고 다른 4년제 대학과 예산 확보 경쟁까지 벌여야 할 수 있어 불이익과 혼란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과기원들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7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국회에서 "일반 대학과 4대 과기원은 같이 갈 수 없다는 입장을 기재부에 전했다"며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예산 주머니만 교육부 특별회계로 옮기는 것일 뿐, 달라지는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과기원과 과기정통부는 "바뀌는 게 없는데 왜 굳이 교육부 특별회계로 운용하려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고자 : 곽수근 기자
본문자수 : 90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