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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장·구청장 등 6명 '업무상 과실치사상' 입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경찰 대응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주 엄정하게 진상을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경찰의 늑장·부실 대응을 비판하며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을 제기하며 경찰 지휘부와 함께 일괄 사퇴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 안전 시스템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참사 발생 4시간 전에) 첫 112 신고가 들어올 정도면 (현장이) 아비규환 아니었나 싶은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며 "제도가 미비해서 대응 못 했다는 말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다는 정보를 용산경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며 "경찰이 현장에 나가서도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이거예요. 현장에 있던 경찰관 137명이 (통제를) 못 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에서 격앙된 어조로 경찰을 질타한 발언을 이례적으로 원문 그대로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에게 회의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하라는 대통령 지침이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상황 관리가 안 돼 대규모 사고가 났다면 그것은 경찰 소관"이라며 "이걸 자꾸 (다른 것과) 섞지 말라"고 했다. 이어 "경찰 전체를 잘못됐다고 질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책임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라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참사 당일(10월 29일) 현장을 관할한 지휘 책임자를 명확히 가려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행사) 주최자에게 안전 계획을 가지고 오라는 것은 행정 편의 중 하나"라며 "우리나라가 시위가 얼마나 많았나. 과거 통제 시스템이 덜 발달해 있을 때도 이런 식의 사고는 안 일어났다"고 했다. 또 "저는 대통령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개 회의에선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의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공식 석상에서의 첫 사과였다.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경찰의 늑장 대응과 보고 부실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사고 당시 용산경찰서장이었던 이임재 총경의 보고 누락을 지적하며 "과실치사를 넘어 참사 방조, 구경꾼, 살인 방조로 체포해야 된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위험성이 있다면 정보에 따라서 혼잡 계획을 수립해야 되는데 경찰에 이런 계획서가 있지도 않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실무자에게 떠넘기는 식의 꼬리 자르기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쇄신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에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경찰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이상민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천준호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장관은 책임감은커녕 사태 축소하기 바빴고 망언을 쏟아냈는데, 파면감"이라고 했다.

여야는 이임재 전 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송병주 용산경찰서 112 상황실장 등 3명 출석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여야는 이들을 국회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강제하기로 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날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과 관련해 이 전 서장과 류 전 인사교육과장,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 등 경찰관 4명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총 6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 특별감찰팀은 이들과 별도로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을 특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특수본 수사 대상으로는 최고위급이다.

이 전 서장은 현장 총책임자이지만, 참사 당일 오후 11시 5분에야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등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 전 과장은 상황실을 장시간 비운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두 사람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은 핼러윈 인파 관련 보고서를 참사 이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증거인멸 등)로 입건됐다. 서울청 정보부장은 이런 증거인멸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특별감찰팀에 발견돼 수사 의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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