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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쏘면 金정권 종말' 명시

한미 양국이 3일(현지 시각)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 공격 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 초래'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SCM 공동성명에 북한 정권의 종말을 명시하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SCM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공동 주재했지만, 북한 정권의 종말을 경고한 주체는 '미국'이었다. 공동성명 3항에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2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도 비슷한 표현을 사용했다. NPR에서 미 국방부는 "미국이나 동맹·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그 정권의 종식으로 귀결될 것"이라면서 "김씨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했다.

미국이 이런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은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북한의 오판으로 인한 핵 사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 분위기에 밝은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와 서방의 단결력 등을 오판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북한도 오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한미 양국은 이를 막기 위해 '핵을 쏘면 김정은 정권이 끝난다'는 사실을 북한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SCM 공동성명을 보면 "오스틴 장관은…(중략)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능력 및 진전된 비핵 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굳건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한 뒤, 바로 다음 문장에서 핵 공격 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을 과소평가하거나 핵 공격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기고자 :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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