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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도 실제 사용된 건 2대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반경 500미터 이내에 비치된 심장 자동 충격기는 3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이태원역 내부, 이태원파출소, 이태원1동 주민센터에 3대가 있었고, 그나마도 2대만 사고 당시 사용됐다. 주민센터 민원실에 있던 충격기는 주민센터 문이 닫혀 접근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선 수백 명이 심정지로 쓰러졌고 이들을 살리기 위해 심폐 소생술(CPR)을 한 시민이 많았다.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에선 "AED 없어요? AED 빨리 주세요"라고 한 시민이 외치자 다른 시민이 "소방차 와야 쓸 수 있어요"라고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AED란 멈춘 심장을 전기 충격으로 소생시키는 심장 자동 충격기를 말한다. 이를 심폐 소생술과 함께 쓰면 심정지 발생 때 생존율이 45%까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다. 심폐 소생술만 할 때보다 약 5배 높은 수치다. 기기에서 음성 안내가 재생되고 그에 따르기만 하면 돼 사용법도 간단하다.

전국에 5만대 이상의 심장 자동 충격기가 비치돼 있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비치 장소가 대부분 공공 기관에 편중돼 있어 효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비치된 심장 충격기 5만5621대 가운데 56%인 3만1369대가 파출소, 보건소, 학교 등의 공공 기관이나 아파트 단지에 있다. 응급 의료에 관한 법률은 공공 기관에 이 기기를 비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나머지는 의무 대상이 아닌 체육 시설, 대형 쇼핑몰, 호텔 등의 내부에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급한 경우 누구나 심장 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장소에 비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시은 동강대 응급구조의학과 교수는 "유동 인구의 규모도 고려해 심장 자동 충격기를 비치하도록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적으로 평균 사용률이 1%가 넘지 않는 것으로 안다. 6시면 문 닫는 공공 기관에 마련한 기기는 야간 사고에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일본에선 지자체에 따라 지역 내 모든 편의점에 의무로 갖추게 한 곳도 있다고 한다. 기고자 :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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