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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수 토대로 인구 추산
시간대별로 서울 50개 지역 집계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서울시는 이태원 지역에 몰려 있던 사람들의 숫자를 5분 단위로 파악하고 있었다. 지난 2017년부터 KT와 공동 구축한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서울 주요 50개 지역의 인구를 시간대별로 추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KT 기지국에 연결돼 있는 휴대전화 수를 토대로 각 기지국 근처에 실제로 몇 명이 있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인구 대비 KT 가입자 비율, 연령대별 가입자 비율 등을 감안해 실제 사람 수를 추정한다. 서울 전역의 인구를 426개 동(洞) 단위로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10시 이태원 관광 특구에 5만700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했다.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 밤 이태원1동의 최대 인구는 2017년엔 7만1000여 명,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 중이던 지난해에는 4만2000여 명이었다. IT 업계 관계자는 2일 "작년에 비해 인파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간 기업들도 인파 관리를 위한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업체 시스코는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주변의 인구 밀도를 추산한 뒤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 30여 곳이 지하상가, 해수욕장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행사가 집회·시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이태원 지역의 인파 규모를 따로 추산하지 않았다고 한다. 집회·시위 현장에서도 경찰은 일정한 공간에 몇 명이 있는지 센 다음에 전체 인원을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실시간 도시 데이터 자료가 생성한 빅데이터는 상권 분석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분석에 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민간 경비·경호 업체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강화하려면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와 같은 공공 빅데이터가 경찰 등에 공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경필 기자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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