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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이번 참사 직후에도 ＂주최 없는 행사, 관리대상 아냐＂

서울 용산구의회가 2019년 '핼러윈 때마다 이태원이 무법지대가 되니 구청이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지만 용산구가 "핼러윈은 자발적 축제"라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에도 "핼러윈은 주최가 없는 행사여서 구청 관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2일 용산구의회에 따르면, 2019년 2월 설혜영 당시 구의원은 복지도시위원회에서 "핼러윈 축제 때 '무법지대다' '혼잡하다'는 등 좋지 않은 뉴스가 있다"며 "핼러윈 축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시 용산구 문화체육과장은 "핼러윈 축제는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축제"라며 "상당히 무질서하고 혼란도 많은데 대응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설 전 구의원은 2일 본지 통화에서 "2018년 핼러윈 직후 지역 청년과 상인들로부터 축제 당시 상황을 전해 듣고 질의한 것"이라며 "당시에도 '지하철역 입구가 꽉 차서 오도 가도 못한다'는 식의 목격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이현미 당시 구의원이 행정건설위원회에서 "핼러윈 축제 때 많은 인구가 (이태원에) 몰려오는데 대응을 못 하고 있다"며 "이태원 축제와 통합하라"고 했다. 이 의원이 말한 이태원 축제는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용산구청이 후원하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뜻한다. 용산구청은 이번 참사 2주 전(지난달 15~16일) 열린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는 총 1078명의 구청 직원을 투입했다. 이틀간 행사에 질서 유지 인력만 261명을 지원했다. 그러나 당시 홍보담당관은 "핼러윈 축제는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축제"라며 "관(官)에서 들어가면 제재가 들어가야 해 활성화 차원에 이득일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이번 참사 3일 전인 지난달 26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이태원역장,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가 모인 핼러윈 관련 간담회에서 경찰이 '질서 유지 대책을 세우라'고 구청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청 관계자는 당시 간담회에서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에 "핼러윈 주말 동안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질서 유지 등을 논의 중인데 쓰레기 수거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것은 준비가 돼있지 않아 보인다.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는 간담회에서 경찰에 "올해는 거리 두기가 해제됐으니 과도한 경찰력 배치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용산구 관계자는 "당시 간담회에 용산구는 참석 대상이 아니었지만 쓰레기 배출 안내를 위해 자원순환과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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