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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들, 수뇌부에 불만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파출소의 근무자는 총 32명이었다. 이 파출소의 근무 일지에 따르면, 당시 경위·순경 등 정식 근무자 10명과 지원 근무자 22명이 근무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파출소 내부의 상황근무조, 순찰차조(4개 조), 도보조(6개 조)로 나뉘어 '핼러윈 치안 활동'을 했다. 순찰차조와 도보조에는 경찰관이 2명씩 배치돼 1시간 단위로 이태원초등학교와 이태원시장, 녹사평대로 등을 순찰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부터 참사가 발생한 오후 10시 15분까지 서울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이 이태원 지역에서 접수한 112 신고는 93건이었다고 한다. 이는 용산서 112 치안상황실을 거쳐 이태원 파출소에 전달됐다. 93건 가운데 '압사 경고' 등 핼러윈 인파와 관련한 신고는 11건이었으며, 나머지 82건은 성추행, 폭력, 분실·습득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112 신고에 대한) 초동 현장 조치가 미흡했다"고 사과하면서 경찰 특수본 수사가 본격화하자 일선 경찰 사이에서는 "주취·폭력 등 시간당 20여 건의 신고를 처리해야 하는 파출소 인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라고 밝힌 한 경찰관은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 글을 올려 "(112 신고) 11건 중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는 (전화) 상담 안내로 마감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이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가지 말고 귀가하라고 안내하고 마감했기 때문"이라며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순찰 나간) 20명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이 경찰관은 또 "사건 발생 후 영업을 종료하도록 상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일부 업소에서 '별거 아닌 일에 유난 떨지 말라'며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통제를 방해했다"고도 했다.

또 다른 현직 경찰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현장에 출동한 이들도 해당 신고 뒤에 밀린 신고가 수두룩했기에 충분한 조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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