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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의 게릴라성 고금리 상품에 ＂고객이 부엉이냐＂ 원성

"요새 고금리 특판 가입하려면 정보력은 기본이고요. 운과 체력도 따라줘야 합니다."

회사원 김모(46)씨는 지난달 27일 연 10%짜리 관악신협 적금에 들려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가입자가 몰려들 것에 대비해 판매일 0시에 '땡' 하면 모바일로 가입하려 휴대폰을 들고 기다렸는데 상품이 보이지 않았다.

30분 간격으로 신협 앱에 접속하며 새벽 3시까지 버텨봤지만 특판은 김씨가 깜빡 잠이 든 오전 6시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후다닥 일어났을 땐 벌써 마감된 뒤였다. 단 6분 만에 온라인 한도 350억원이 다 차버린 뒤였다. 김씨는 "시간 안내 없이 불시에 물량을 풀어 버리니 그때 깨어있는 운 좋은 사람들만 용케 성공할 수 있다"며 "특판 잡으려다 건강 놓칠 지경"이라고 했다.

금리 상승기 예테크(예·적금+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이런 게릴라식 특판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판 날짜만 공지하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모바일 가입이 가능한 시간대는 안내하지 않는 '깜깜이'식 진행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새벽 내내 뜬눈으로 대기하는 온라인 '오픈 런'(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매장에 뛰어들어 구매나 가입하는 것)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치열한 고금리 특판 가입 경쟁

최근 등장한 신협의 연 7~10% 고금리 적금(1년 만기)은 통상 특판일 0시부터 앱으로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모바일로 물량이 풀린 시각이 제각각이다. 서해중앙신협의 연 7.5% 적금(지난달 22일)은 오전 2시였고, 지난달 24일 북성신협의 8.4% 적금은 오전 4시 30분부터 모바일에 풀렸다. 관악신협의 연 10% 적금(지난달 27일)은 오전 6시, 지난달 31일 인후신협의 10% 적금은 오전 2시에 모바일 판매를 개시했다.

심지어 인후신협의 경우는 PC 가입은 특판일 0시쯤부터, 모바일 가입은 새벽 2시부터 받아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기도 했다.

사전에 모바일 판매 시간대를 문의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다 보니 소비자들 속은 타들어간다. 주부 박모(46)씨는 "관악 신협에 미리 전화해 모바일 판매 시간대를 물어보기도 했으나 '해 뜰 무렵'이라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한 푼이 아쉬운 예테크족들은 반강제적으로 부엉이족이 되고 있다. 모바일에 떴다 하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고금리 특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밤새 뜬눈으로 앱을 확인하는 것이다. 서해중앙신협의 연 7.5% 적금은 단 2분, 10% 적금은 6분 만에 마감됐다.

이런 게릴라식 특판이 반복되면서 가입 희망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부 최모(36)씨는 "시간도 돈인데 판매 개시 시각을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고객에게 기다리라는 것은 지나친 갑질"이라고 말했다. 주부 이모(50)씨는 "소비자들에겐 알려주지 않고 신협 직원들, 지인들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까지 든다"고 했다. 접속자 폭주로 인한 서버 마비 등을 막기 위한 신협들의 결정이지만, 가입 희망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가입 성공하려면 어떻게?

신협뿐 아니라 저축은행들이 내놓는 연 5~6%대 고금리 정기예금(1년)도 판매 당일 몇 시간이면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말 CK저축은행·안국저축은행의 연 6.5% 정기예금과 JT친애저축은행의 6.3% 정기예금은 판매 당일 목표 한도를 다 채우고 하루 만에 다시 금리를 내렸다.

고금리 특판 가입에 성공하려면 사전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 저축은행 수신상품 금리는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서 한눈에 비교·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에 ‘뱅보드 차트’(뱅크+빌보드차트)라고 검색해도 일자별 예금금리 순위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의 대표 재테크 카페에 가입하거나, 금융 분야 블로그 등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회원들끼리 특판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기 때문에 수시로 드나들며 정보를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또는 간단하게 인터넷 포털에서 ‘특판 예금’ 또는 ‘특판 적금’을 키워드 검색해도 관련 게시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게릴라성으로 떴다 사라지는 신협 고금리 특판 상품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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