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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SSG에 도전장… 오늘 한국시리즈 1차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올라왔다. 말보다는 플레이로 보여주겠다."

키움의 강타자 이정후(24)가 31일 인천 문학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상대 팀인 SSG에 대해 "정규 시즌 내내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우승 경험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우리가 도전자의 입장이다. 패기로 맞서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키움이 SSG보다 나은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존재를 빼놓고 말한 것이다. 키움의 가장 큰 장점은 이정후다. 정규 시즌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장타율·출루율)인 그는 가을 야구 들어 더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약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 LG와 벌인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총 40번 타석에 섰는데, 삼진으로 물러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타석에 한 번꼴로 삼진을 당했던 정규 시즌보다 집중력을 더 높였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선 타율 0.500에 3득점 2타점으로 활약하며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안타 8개(16타수) 중 2루타 4개와 홈런 1개를 치며 장타율이 0.938에 이른다.

이정후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하고 나서 "1차전부터 LG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걸더라. 볼넷으로 나가면 타격감을 살릴 수 없다. 난 치면서 올리는 스타일"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LG 투수들은 플레이오프에서 그와 17번 대결하면서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고 힘으로 누르려고 했다. 1승 1패에서 맞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이런 모습이 두드러졌다. 4-3으로 앞서던 7회 구원투수로 나선 LG 이정용은 키움의 대타 임지열에게 초구로 시속 147㎞짜리 직구를 던졌다가 2점 역전 홈런을 맞았다. 직구만 노리고 나온 임지열에게 당했다. 이정용은 후속 이정후에게도 초구로 같은 공을 던졌다가 또 홈런을 내줬다. 정공법을 고집하다 자신감만 살려준 결과를 초래했다.

이정후는 "과감하게 배트를 내면서 결과가 나왔다. 방망이를 여러 번 휘두르다 보니 타이밍이 맞아 (타격감이) 궤도에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키움은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이 경기를 잡은 데 이어 4차전까지 이기고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정후가 앞선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올린 타율(0.368)은 정규 시즌 KT전 타율(0.400)보다는 약간 낮았다. 볼 넷을 3번 골랐다. KT 투수들이 신중한 승부를 했다는 뜻이다. 이정후도 "KT가 (정면 승부를 피해) 볼 배합을 다르게 했다"고 했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SG는 절정에 오른 이정후의 타격감을 떨어뜨리기 위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대결하고, 언제 피해갈지를 벤치에서 판단해 작전을 짤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SSG의 1차전 선발투수 김광현에게 정규 시즌 11타수 4안타(타율 0.364) 4타점 1홈런으로 강했다.

이정후는 프로 3년 차였던 2019년 SK (현 SS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33 4득점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MVP에 뽑혔다. 여세를 몰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412 3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으나 팀이 내리 4패를 당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이정후는 당시를 회상하며 '광탈(광속 탈락)'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올해는 빨리 끝내면 아쉬울 것 같다.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래픽] 이정후의 '뜨거운 가을' 기고자 :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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