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온라인 떠도는 루머 사실일까, 팩트체크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두고 경찰과 용산구청 등이 대응을 잘못했다는 취지의 주장들이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 인력 배치가 예년보다 적었다' '참사가 난 골목길을 과거에는 통제했는데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경찰과 용산구청의 설명은 이런 주장들과 배치된다.

◇"경찰 인력 배치가 올해 줄었다"

온라인 등에서는 '2020년에는 경찰이 800명을 투입해 골목마다 통제를 했는데 이번에는 200명밖에 투입되지 않았다. 경찰이 배치가 안 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호 인력을 빼간 탓'이라는 주장이 돌고 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의 설명은 다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이태원에 투입된 경찰 인력은 총 137명이었다. 경찰은 2017년 30명, 2018년 37명, 2019년 39명, 2020년 38명, 2021년 85명을 투입했다. 예년보다 올해 배치된 인력이 많았다는 것이다. 다만, 2020년과 2021년엔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 기동대 1개 중대와 3개 중대를 각각 별도로 이태원 지역에 대기시켰다. 1개 중대에 60명 정도인 기동대는 근처 경찰 버스 등에 대기하다가 상황이 생기면 투입된다. 경찰 관계자는 "2020년 800명이 투입됐다는 주장은 당시 코로나 방역 단속을 위해 경찰, 서울시, 방역 당국이 800여 명 규모의 합동점검반을 꾸렸고 이들이 이태원, 홍대, 강남 등 유흥 시설 밀집 지역에서 활동했던 것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며 용산경찰서 인력 상당수가 대통령 경호에 투입돼 이태원에 경찰이 부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실 경호는 경호 전문 경찰 부대인 101경비단, 202경비단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소속이 전혀 다르다"며 "용산경찰서와 대통령 경호는 무관하다"고 했다.

◇"2017년엔 사고 골목 일방통행 통제"

2017년 핼러윈 때는 20만명이 모였는데 사고가 없던 것은 당국이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골목을 일방통행으로 통제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관계자는 "이태원 핼러윈은 주최 측이 있는 행사가 아니어서 구청이 관리하지 않는다"며 "사고 골목에 대해 일방통행 조치를 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경찰 측도 "사고 골목에 일방통행 조치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이태원 몇몇 골목에서 QR코드 인증으로 인파가 한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이게 일방통행 조치로 보일 수 있었다"고도 했다.

◇"2017년에는 폴리스라인 쳤다"

경찰이 2017년 사고 골목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2017년에는 인도 위에 다녔던 사람들이 도로까지 내려오는 것을 막으려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며 "하지만 이는 차로로 내려오는 행인들의 위험을 방지하려는 것이지 골목의 통행을 분산·유도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2017년 이후로는 핼러윈 때 이태원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이 재량으로 통제했어야 한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경찰이 재량으로 통제할 수 있었는데 임무를 방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무집행법'에는 인명·신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위험한 사태, 즉 교통사고·홍수 같은 경우 경찰이 적극 개입하여 인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법조인들은 "행사 주최 측이 없고, 경찰이 취해야 할 뚜렷한 지침이나 매뉴얼이 없는데도 의무를 지우고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재난안전법'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통제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법조인들은 "1000명 이상이 모이는 축제로 주최 측의 사전 신고 의무 등이 규정돼 있는 대통령령이 있지만, 이번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가 따로 없는 경우라 해당 법이 적용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래픽] '이태원 참사' 대처를 둘러싼 주장들 확인해보니

[그래픽] 이태원 핼러윈 행사 때 배치된 경찰 기고자 : 김수경 기자 표태준 기자
본문자수 : 205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