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충남도

충남도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를 논산으로 유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재 정부와 군(軍) 안팎에서는 "육사의 이전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충남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도 제시한 만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달 초 내포신도시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이경용 충남새마을회 회장과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을 공동상임위원장으로 하는 '육사 충남유치범도민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출범식에서 "육사가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면, 그 최적지는 단언컨대 국방의 핵심지역인 충남"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어 "튼튼한 국방의 근본은 확고한 국가관과 군인정신을 갖춘 정예장교 양성에 있고, 육사의 발전과 혁신은 우리 국방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충남은 육사를 유치해 튼튼한 국방의 뿌리인 육사를 발전시키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겠다"고 했다.

육사 이전은 2020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육사 인근 태릉 군 골프장을 아파트 등 대규모 주택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육사 이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골프장과 인접한 육사도 함께 이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전국 각 지자체들이 유치를 희망하고 나섰다.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충남지역 공약보고회를 열고 '육사 논산 이전' 등의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충남도는 육사 유치를 위해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육사의 논산 이전을 직접 건의했다. 김 지사는 "(육사가) 서울에 있는 것보다는 논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인식을 (대통령과)같이 공유했다"고 전했다.

충남도는 국방 인프라를 갖춘 논산이 육사가 이전할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산에는 신병 훈련시설인 육군훈련소와 국방대학교가 있고, 국방국가산업단지도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계룡시에는 육·해·공군 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충남과 인접한 대전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이 있는 등 주변 지역에 국방 유관기관 30여개가 몰려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충청권의 국방관련 산업, 연구, 교육기관을 한데 묶어 국방 클러스터로 조성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육사의 논산 이전에 대한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9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면 국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5.7%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육사를 충남 논산·계룡으로 이전하면 인근 국방대학교와 국방산업단지, 3군 본부 등 30여 개 국방·산업 인프라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1.2%가 동의했다. 육사를 논산·계룡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47.7%가 찬성했고, 37.1%가 반대해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부와 군에서는 '육사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는 점이다. 육사 이전에 대해 군 핵심 관계자들이 잇따라 반대 입장을 밝히자, 육사 충남유치범도민추진위원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김병준 위원장이 충남도서관을 찾아 육사 논산 이전이 포함된 공약을 발표했다"면서 "국방부는 어떤 근거로 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국가 차원의 큰 비전 없이 본인들만 생각하는 행태는 군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최적의 국방 환경을 갖춘 논산에 육사를 이전시켜 국방 클러스터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석모 기자
본문자수 : 189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