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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LG 누르고 플레이오프 2승1패로 앞서

키움 이정후는 고척돔 오른쪽 외야로 날아가는 공을 바라봤다. 타구가 담장 너머로 꽂히자 방망이를 내던지며 포효했다. 6-4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이었다.

키움은 27일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홈 3차전에서 LG를 6대4로 꺾고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는 1승만을 남겼다. 7회 대타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임지열이 경기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4차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키움은 타일러 애플러, LG는 케이시 켈리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두 외국인 투수는 1차전에 이어 4차전에도 선발 대결을 벌인다. 1차전에선 켈리가 승리투수(6이닝 2실점), 애플러는 패전투수(3이닝 4실점·1자책점)였다.

5회까지 0-2로 끌려가던 키움은 6회말 3점을 얻어 역전했다가 7회초에 2점을 내줘 다시 3-4로 뒤졌다. 하지만 키움은 7회말 반격에서 홈런 두 방으로 3점을 달아나 승리를 결정지었다. 2사 1루에서 2번 이용규 대신 등장한 임지열이 LG 다섯 번째 투수 이정용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이자, 2타점짜리 결승타였다.

임지열은 지난 4년간 1군 71경기에서 홈런이 1개뿐이었는데, KT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회 대타로 2점 홈런을 터뜨려 8대4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플레이오프 들어선 2차전에 한 번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했던 그는 3차전에 다시 대타 홈런이라는 드라마를 썼다. 후속 이정후는 5-4로 리드를 찾은 상태에서 연속 타자 홈런을 때렸다. 임지열과 이정후는 모두 이정용이 초구로 던진 시속 147㎞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임지열은 "이정용의 직구가 좋아 대비하고 나왔다. 상상도 못 한 홈런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키움은 8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무리투수 김재웅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김재웅은 LG 6번 타자 문보경이 댄 번트가 떠오르자 몸을 던져 바로 공을 건져내더니, 재빠르게 일어나 2루로 송구를 해 미처 복귀하지 못한 주자 채은성까지 잡는 환상적인 병살 플레이로 불을 껐다. 9회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낸 김재웅은 8회 다이빙 캐치에 대해 "그런 수비를 해 보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은 6이닝 동안 1점 홈런을 포함해 안타 6개를 맞고 2실점했다. 승패와는 관계가 없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은 임무를 충실히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는 선발투수 김윤식의 호투를 앞세워 승기를 잡는 듯했다. 김윤식은 6회 2사까지 안타 3개만을 내주며 키움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눌렀다. 그러나 LG가 2사 3루에서 김윤식을 교체한 것이 악수(惡手)가 됐다. 구원 등판한 진해수는 키움 이정후를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내더니, 김혜성에게 2루타를 맞아 실점했다. 바뀐 투수 정우영도 5번 야시엘 푸이그에게 내야 안타, 6번 김태진에게 안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다. LG는 7회에도 2사 후 내야 안타와 홈런 2개를 내줬다. 정규 시즌 때 최강의 구원투수진을 자랑했던 LG가 가을 야구에선 불펜 난조로 무너진 것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김윤식이 허리가 별로 좋지 않은데, 7회 허리를 잡는 모습이 보여 바꿨다"면서 "선수들이 4차전은 조금 더 과감하게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성진혁 기자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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