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수낙 총리, 의료체계 손보기로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국민보건서비스(NHS) 개혁의 일환으로 동네 1차 병원(GP) 예약을 한 뒤 당일 방문하지 않는 '노쇼(No Show·예약 부도)' 환자에게 10파운드(약 1만6000원)의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의 NHS는 우리의 국민건강보험에 해당한다. 영국은 만성적인 NHS 재정 악화와 의료 서비스 질 저하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수낙 총리는 납세자의 세금이 NHS에서 최상의 가치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스티브 바클리 보건장관과 협의를 거쳐 '노쇼 환자 벌금 부과'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은 수낙 총리가 올여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와의 보수당 대표 경선 때부터 주장했던 것이다. 수낙은 지난 25일 취임 연설에서도 "우리는 수십억 파운드를 들여 코로나19와 싸워왔다"며 "NHS를 보다 강력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건강보험은 거주자들이 소득에 따라 NHS에 매년 일정 금액을 내면 의료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방식이다. 1차 진료를 맡는 곳이 동네 GP다. 문제는 병원에 갈 때 따로 돈을 내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노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영국 GP의 노쇼는 연간 1500만여 건으로, 시간으로 환산하면 연 120만시간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억1600만파운드(약 3552억원)에 달하며, 이는 일반의 2325명의 연봉과 맞먹는다는 게 수낙 총리 주장이다.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필립 밴필드 영국의사협회 자문위원장(카디프의대 명예교수)은 "필요로 하는 사람 모두에게 무상 의료를 해준다는 NHS 근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이현택 기자
본문자수 : 88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