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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서 재판 다시 해야

군(軍) 사이버사령부에 '정치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4개월을 받았던 김관진<사진> 전 국방부 장관이 27일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김 전 장관이 기소된 혐의 중에 2013년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댓글 사건을 수사할 당시 진상을 은폐하려고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을 불구속 송치하라고 했다는 직권남용 부분이 있는데, 이를 유죄로 본 하급심 판단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이날 김 전 장관에 대한 상고심 재판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이버사 정치 댓글 사건은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사이버사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을 위해 정치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 제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2014년 수사에서 김 전 장관 등의 개입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김 전 장관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재수사에 나섰다. 2017년 8~9월 민주당 보좌관 출신인 청와대 국가안보실 A 행정관이 군 수사 기록을 영장 없이 무단 열람하고 군 수사팀장에게 "왜 사건을 조작했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같은 해 11월 구속됐다가 10여 일 만에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장관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사이버사에 정치 댓글 8800여 개를 달도록 지시했다는 군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를 받았다. 2013년 12월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이버사의 댓글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할 때 이태하 전 군 사이버사 503 심리전단장 등 일부 요원들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사건을 축소해 발표하도록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있었다. 참고인 진술 조서를 허위 내용으로 작성하게 하고, 이 전 심리전단장을 불구속 송치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 2012년 사이버사 군무원 선발 때 호남 출신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전 장관이 군무원 선발 때 호남 출신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는 무죄로 봤지만, 댓글 작성 지시 등 다른 혐의는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김 전 장관이 조사본부에 사건을 축소해 중간 수사 발표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무죄라고 보고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김 전 장관이 이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불구속 송치를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라고 봤다. 대법원은 "사건 당시 시행되던 옛 군사법원법 등을 보면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수사하는 피의자의 신병에 대해 구체적이고 최종적인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며 "김 전 장관이 이 전 단장을 불구속 송치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사이버사 요원들은 사이버 전쟁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 것이며 선거 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부 장관으로 민간인 신분인 김 전 장관에게 군형법을 적용한 데 대해선 헌법소원 제기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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