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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 어떻게 달라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회장으로 승진하자, 재계의 관심은 이 회장의 '뉴 삼성'이 어떤 모습일지에 쏠리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이 별도 취임식이나 취임사도 없이 회장에 오른 것은 그의 차분한 성품 외에 당분간 '로키(low key·낮은 자세) 모드'로 회장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 취임과 함께 삼성그룹이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를 재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취임사 없어

부친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회장 별세 직후인 1987년 12월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회장 취임식을 갖고 대대적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직원들에게 취임 메시지조차 보내지 않고 조용히 회장에 취임했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 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형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개인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회장 승진과 함께 제기됐던 컨트롤타워 부활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한 삼성은 현재 전자·금융·건설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팀(TF)을 운영 중이다. 이런 시스템으론 그룹 전반을 아우르고 미래 비전을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로 회귀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더 의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시대의 삼성 지배구조 변화도 관심이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이 1.63%인 상황에서 지배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큰 숙제다. 특히 이 회장은 금융사인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크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물산·생명 3사는 2년 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지만, 최종 보고서는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재용의 뉴 삼성 시대' 3대 키워드

이 회장의 뉴 삼성은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 직후 사장단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회장이 한 발언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지만, 지난 몇 년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절박감을 드러냈다. 이어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키워드로 '인재'와 '기술'을 꼽았다.

그는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낸다.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 문화,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파운드리나 바이오, 6G(6세대 이동통신) 등 새로운 분야에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인재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또 "고객,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뿐 아니라, 인류의 난제 해결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부하게 하는 기업이 미래의 삼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회장 취임 다음 날인 28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 교육 현장과 협력사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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