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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전남도가 제조업 분야 '게임 체인저(산업계 판도를 바꾸는 물건)'로 꼽히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점을 나타내는 농수산업에 더해 부가 가치가 높은 첨단 제조업 육성에 필요한 레이저 핵심 시설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전남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후보지는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와 혁신산업단지 사이 50만㎡(축구장 60개) 부지다. 전남도는 여기에 '레이저 신산업 클러스터(유사 산업 집적지)'를 1·2단계로 나눠 조성할 계획이다. 1단계로 초강력 레이저 장비를 갖춘 연구동을 건립하고, 2단계로 주변에 레이저 관련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민관 합동 연구 단지와 이를 활용하는 기업 건물을 조성한다. 레이저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산학연(産學硏) 연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전체 사업비는 9000억원.

앞서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전남도 초강력 레이저 유치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유치 의사를 밝혔다. 아직 다른 경쟁 지방자치단체는 없다. 과기부는 내년 초 사업자 부지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나주가 최종 장소로 선정되면 관련 행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해 2030년 1단계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먼저 완성한다. 이후 3~4년 동안 2단계 기업동과 추가 연구동 등을 세우며 레이저 클러스터 조성을 끝낸다.

조영진 전남도 레이저산업팀장은 "기초과학계와 산업계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마련을 오래전부터 제기했다"며 "이에 정부가 반도체 개발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레이저 시설 구축에 나섰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초강력 레이저 시설은 출력 단위 기준에서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출력 레이저 시설은 광주광역시의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에 입주한 과기부의 기초과학연구원(IBS) 산하 '초강력레이저 과학연구단'이 보유하고 있다. 10년 된 시설로 출력 규모가 4PW(페타와트·1PW는 1000조W)에 달한다. 전남은 이보다 50배 높은 200PW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일부 선진국이 갖춘 10~20PW 규모의 장비보다도 최대 20배 뛰어난 것이다. 전남은 첨단 레이저 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조성이 유력한 나주 레이저 클러스터 주변에는 지스트 외에도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 레이저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순천의 전남테크노파크 '레이저센터', 광주의 광산업 단지 등이 이미 있다. 고미경 전남도 대변인은 "기초과학 연구와 연동된 산업 지원 인프라가 전국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초강력 레이저'는 극히 짧은 시간에 강력한 세기와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인공광선이다. 레이저 무기 개발, 반도체 미세 가공, 암세포를 죽이는 의료 장비 구축, 핵융합 에너지 연구·생산, 우주항공 신소재 개발 등에 활용된다. 세계 시장 규모는 3년 뒤 20조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레이저 기업의 기술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기초과학과 산업적 측면에서 레이저 기술은 매우 중요해 세계 각국이 첨단 기술력 선점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전남 지역은 국내 제조업 지도를 새로 그리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레이저 핵심기술 개발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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