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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기지(安全基地)가 되어야 한다＂

"인간 같은 작은 생명체가 광대한 우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 때문이다." 2022년 '아이가 행복입니다 해피투게더 경북' 콘퍼런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경북대학교 아동학과 김춘경 교수는 칼 세이건의 말로 부모와 아이 간의 '사랑'을 강조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애착이론' 창시자인 존 볼비(John Bowlby·영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의사)는 "삶은 친밀한 애착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 말처럼, '애착'은 아이에게 생존 유지 및 보호를 위한 본능적 행동이다. 부모와 아이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수록 그 아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집단의 생존 가능성도 커진다고 할 만큼 '애착'은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애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기지(安全基地·secure base)'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는 일관적인 양육으로, 아이에게 '안전기지로 돌아가면 나를 반겨주고 따뜻하게 맞이해 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를 무조건 공부에 몰아넣기보다 '사랑받는, 가치 있는 존재'임을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느낄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뱃속에 있는 아이를 툭툭 치면서 '하나, 둘, 셋'하고 숫자를 가르치려는 부모를 본 적도 있다"라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아이가 부모를 '안전기지'로 느끼고 애착을 형성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라고 일부 부모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교수가 말하는 '안전기지 부모'의 덕목은 꼭 필요할 때만 관여하고, 아이를 기다려 주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과잉보호'하는 부모 또한 결코 좋은 '안전기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장 바람직한 애착관계인 '안정 애착'은 아주 민감한 조율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와 필요에 제대로 반응할 때, 아이는 양육자에 대한 신뢰 속에 자신이 사랑받고 대우받을 만한 존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 교수는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형성된 아이는 자라면서 자기 내면에 '내적 안전기지'를 형성한다"며 "내적 안전기지는 어려운 경험에 직면했을 때 우리를 진정시켜주는 내면의 고요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면에 안전기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세상의 어려움과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허용하며, 어려움에 개방적이고 모든 경험에 관대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람으로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부모의 바람인 만큼, '안전기지'는 모든 부모가 꼭 만들어야 하는 기본 역할이다.

이 교수는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안전기지에 대한 확신이 들면 이곳에서 점차 더 멀리 나아가게 된다. 또 더 오랜 시간 기지 밖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며 "어린아이들도 안전기지가 확고하다는 확신이 들어야 탐색(놀이·학습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발생해서는 안 되는 '학대'의 위험성 또한 이날 콘퍼런스의 주제 중 하나였다. 이 교수는 "학대받은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세상은 본질적으로 좋은 곳'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이 세상 전체가 격한 반응을 부르는 요소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대받은 아이들은 비교적 평화로운 상황을 접해도 끔찍한 결과만 상상하고, 모든 것을 재앙의 조짐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들이 언급돼,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고자 : 경주=이예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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