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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동에 들어설 R&D 허브

지난 24일 찾은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전철 1호선 군포역을 빠져나와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하늘색 지붕과 회색 벽으로 지은 공장 건물이 줄줄이 눈에 들어왔다. 1970~1980년대 조성된 당정동 공업지역이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 산업단지로 지금은 낡은 공장이 몰려 있다.

하지만 당정동 일대는 '제2의 판교'를 꿈꾸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9년 11월 당정동 일대 노후 산업단지를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이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군포역 주변 낡은 공장이 사라지는 대신 성남 판교나 화성 동탄 못지않은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군포시도 "당정동 공업지역을 첨단 융복합 R&D 혁신 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밝혔을 만큼 사업에 의욕적이다.

당정동 일대는 서울 접근성과 주변 전철·도로 인프라는 우수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금정역도 멀지 않다.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 의지가 강하고 도시 인프라도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높다"면서 "신규 오피스나 지식산업센터 같은 새로운 산업 기반시설이 들어서면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판교·동탄처럼 첨단 업무지역 변신할 것"

군포시 면적은 36.42㎢로 전국에서 시 단위로는 세 번째로 작다. 이달 기준 인구도 26만명으로 수도권에선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교통 인프라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정·군포·당정·산본·수리산·대야미 등 전철 역사만 6개가 있어 서울로 바로 이어진다. 국도 1·47호선과 접해있고,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도 지난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접근성이 우수해 산업단지가 발달하게 됐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낡은 공장이 늘어나 지역 발전이 더디고 주거 환경도 열악하다는 것.

국토부는 당정동이 가진 뛰어난 산업 인프라를 감안해 당정동 공업지역 20만5000여㎡를 경기권에서 유일하게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 지구로 선정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아졌다. 기존 공업지역을 첨단 연구개발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각종 R&D센터와 창업지원센터, 비즈니스호텔, 복합문화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포시는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군포도시공사 등과 함께 최적의 개발안을 만들고 있다.

사업지 서쪽으로 맞붙은 당동에선 '군포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진행 중이다. 군포시는 역세권 공유지에 주민 공동 편의시설과 공공 임대상가를 조성하고 보행환경 정비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군포역세권에 초대형 지식산업센터 추진

연구개발단지로 개발할 당정동 맞은편 당동에선 보기 드문 대형 지식산업센터 '군포 트리아츠'도 선보인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연면적 약 24만㎡ 규모로 태영건설과 SK에코플랜트, SK D&D가 공동 시공한다. 업무형과 제조형을 결합한 지식산업센터다. 군포역과 가까운 역세권 입지여서 주목된다.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 안양시 안양IT밸리·안양국제유통단지 등 인근 수도권 산업단지까지 자동차로 각각 10분여면 닿아 지역 간 연계성이 좋다. 동양 최대 종합물류기지인 의왕ICD제1터미널을 비롯해 군포복합물류터미널, 부곡종합화물터미널 등 물류단지도 멀지 않다.

'군포 트리아츠'에는 물류 상하차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이렉트 패스 시스템'을 적용한다. 군포시 일대에 제조업과 물류센터가 많은 점을 고려해, 대형 차량이 직선 주행을 통해 건물 3개 층을 한번에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특화 시스템이다. 지상 2층에 공용라운지, 포토스튜디오, 미팅룸, 수면실 등을 조성하고 지상 10층에는 브리지 형태로 스포츠시설과 옥상 휴게공원을 만든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공업지역 활성화 사업을 통해 당정동 일대가 첨단 산업단지로 변신하면 1970년대에 이어 군포 경제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래픽] 군포 트리아츠 사업 개요 및 위치도 기고자 :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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