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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전시 잇따라 여는 기업들

친환경,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말은 요즘 솔직히 너무 많이 들어 진부할 지경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운영해온 '래코드(RE; CODE)'는 이 두 단어가 그리 많이 쓰이지 않던 10년 전 시작됐다. 코오롱FnC의 3년 넘게 묵은 소위 '악성 재고'를 활용해 새로운 패션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처음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코오롱 FnC의 핵심 가치를 대변하는 브랜드가 됐다. 래코드가 출시 10주년을 맞아 22일부터 기념 전시 '래;컬렉티브:25개의 방'을 열었다. 서울 신사하우스에서 11월 13일까지 무료로 열린다.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만든 옷, 세계적 부호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가 꾸민 설치미술을 볼 수 있다.

◇악성 재고(在庫)로 만든 새로움

전시장인 신사하우스는 다세대 원룸 빌라를 전시장으로 개조한 곳이다. 코오롱 FnC는 2개 동에 걸쳐 25개 방을 오가며 전시를 보도록 했다. 래코드의 역사를 기록한 14개 방(래코드존)과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한 11개 방(프렌즈존)이다.

래코드존에는 방탄소년단이 입었던 재킷, 버려진 에어백을 활용해서 만든 가방, 우리나라 1세대 디자이너 진태옥과 손잡고 만든 컬렉션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2021년 디자이너 지용킴과의 협업 작품도 볼 수 있다. 디자이너는 창고에서 묵었던 코오롱 FnC 재고를 꺼내 마네킹에 입힌 뒤 두 달 동안 햇빛 아래 일부러 노출을 시켰다. 원단을 햇빛 아래 두면 자연스레 색이 변하고 빛바랜 모습이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생긴 무늬와 빛깔을 다시 적용해 새 옷으로 만들었다. 디자이너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악성 재고, 햇빛에 노출돼 망친 옷, 이것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렌즈 존에서는 나무 패널 하나 버릴 필요가 없는 문승지의 '제로 웨이스트' 디자인 체어, 재고로 남은 코오롱스포츠 구스다운 패딩 점퍼를 엮어 바닷가재로 만든 연진영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 마지막, 건물 옥상에 올라서면 영국의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가 꾸민 실내정원과 지구본을 볼 수 있다. 진짜 식물로 꾸며진 옥탑방 안에는 타이어를 재활용한 그네가 있다. 우리가 함부로 대한 지구, 그 안에서도 초록은 이토록 치열하게 숨쉬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쉽고 선명하게 전달한다.

◇잇단 친환경 전시

친환경을 앞세운 기업 전시는 최근 잇따라 열리는 추세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록시땅은 오는 10월 2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서울디자인 2022'에 참가, '록시땅 스테이 2.0' 공간을 보여준다. 김하늘·박선민 같은 작가와 협업해 록시땅 화장품 소재를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테이블·화분·소파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로레알코리아도 최근 서울문화재단과 손잡고 친환경 아트공모전을 열었다. 친환경 박스 패키징 디자인에 활용될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층별로 환경과 자연, 인간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완성된 작품을 전시했다.

기아자동차도 경기도 고양어린이박물관에서 환경보호 체험형 전시 'EV6와 함께하는 그린랜드'를 연다. 자연환경 보호를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바다쓰레기를 제거해보거나 청정 숲을 만들거나 아름다운 남극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험형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전시 체험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기념품을 받는 이벤트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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