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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당시 최병일 정책국장과 특정 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 의혹

이흥교 전 소방청장(차관급)이 최근 직위해제 당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 당시 소방청이 진행한 '40억원대 소방복합치유센터 설계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 8월 소방청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설계 공모를 했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부상한 소방관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국립 소방병원'이며 지상 5층, 지하 2층, 연면적 3만2814㎡에 300병상 규모로 추진됐다. 당시 공모에서 선정되면 40억원대 설계비를 받도록 돼 있었고, 건축업체 N사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020년 10월 설계 업체로 확정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지검은 설계 공모 당시 N사 측이 브로커를 동원해 공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공무원을 매수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N사 측은 공모·심사 관련 정보를 미리 알게 됐고, 심사위원 중 일부가 N사 측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당시 설계 공모는 소방청 소방정책국 소관이었고, 소방정책국장은 최병일 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이었다. 최 전 본부장은 작년 1월 소방청 119 구조본부장을 거쳐 작년 7월 소방청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작년 12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으로 갔다가 지난 6월 이 사건 입찰 비리 혐의와 관련해 직위해제 당했다. 이흥교 전 소방청장은 설계 공모 당시 소방청 기획조정관을 맡고 있었다. 이 전 청장도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지난 21일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것이다.

검찰은 이흥교 전 소방청장이 최병일 전 본부장과 함께 N사 측이 설계 공모에서 최종 선정되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청장은 "소방복합치유센터 설계 공모 당시 기획조정관으로서 (소방정책국 업무를) 열심히 지원만 해줬을 뿐"이라며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적이 없고 금품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N사 측에서 수천만원을 받고 소방공무원을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1명, N사 측 관계자 1명 등을 구속 기소했다고 한다.

최병일, 작년 승진 청탁 의혹
文청와대 행정관 관여 정황

한편 검찰은 최병일 전 본부장이 작년 7월 소방감에서 소방정감으로 승진해 소방청 차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신열우 당시 소방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금품을 줬다는 의혹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해경 인사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했다고 알려진 이른바 '해경 왕' A씨가 관여했다는 정황도 검찰이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19일 '입찰 비리' 의혹으로 소방청 등을 압수 수색하면서, '인사 비리' 관련 의혹이 있는 A씨의 주거지도 압수 수색하고 그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민주당 친문 의원 보좌관 출신인 A씨는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당시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는 청와대 지침을 해경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