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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 '매매 예약금' 논란

서울 강북의 한 민간 임대 아파트에서 시행사가 계약자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갖는 조건으로 보증금과 별개로 약 3억원의 매매 예약금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모집 공고문에 없는 예약금을 뒤늦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시행사 측은 "법적 하자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D 아파트 입주 예정자 151명은 시행사 등을 상대로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임대차계약 당시 매매 예약금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낸 계약금과 이자를 반환하라는 게 소송의 요지다.

이 아파트는 작년 12월 입주자를 모집한 282가구 규모 임대주택이다. 보증금은 8억원대 중후반으로, 주변 전세 시세보다 2억~3억원 정도 비싸다. 10년 임대 후 분양하는 조건인데, 모집 공고문에 임차인이 우선 분양권을 갖는다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시행사는 당첨자들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임차인에게 우선 양도한다는 내용"과 14억원대 중후반의 분양 전환 금액까지 구체적으로 적힌 '우선 양도 확인서'를 줬다.

문제는 일부 계약금을 이미 낸 후인 올해 6월 말 시행사 측에서 매매 예약금으로 2억7300만~2억8700만원을 입주 시점인 2025년에 내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전환이 10년이나 남은 시점에 예약금을 받는 건 임대 기간에 분양을 금지한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위반이며, 이런 내용을 계약 전에 안내하지 않고 뒤늦게 통보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한다.

한 입주 예정자는 "우선 분양권이 아니었으면 시세보다 비싼 돈을 내고 전세로 살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갑자기 3억원을 더 내라는 건 이런 임차인들의 사정을 악용한 갑질"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측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매매 예약금에 대해 구두로 안내했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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