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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들 ＂정부가 돈장사하나＂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됐는데도 주택청약저축 금리는 6년째 연 1.8% 수준에 머무르면서 가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60대 가입자 A씨는 16일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연 3%인데 청약저축 금리가 연 1.8%밖에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가 돈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약저축 이자율은 국토교통부가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조정한다. 국토부는 2016년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내리자 한 달 뒤, 청약저축 금리 인하(연 2.0%→1.8%)를 결정했다. 이후 6년 넘게 금리가 바뀌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기준금리나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 7월부터는 한은 기준금리(연 2.25%)가 청약저축 이자율을 앞질렀고,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은 4%대 중반으로 껑충 뛰어 점점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연 2%대인 인터넷은행의 수시입출식 파킹통장 금리보다도 낮아졌다. 더 이상 청약저축 금리를 묶어둘 명분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청약저축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서민용 주택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청약저축을 재원으로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연 2%대 안팎의 저금리 주택대출(주택도시기금)을 해주고 있는데, 조달비용 격인 청약저축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택도시기금의 주택대출은 고정금리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경우 신규 대출자들의 부담만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은 0.6~ 1.6%포인트인데 반해 주택도시기금의 예대마진은 0.4%포인트 수준"이라며 "정부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주택도시기금이 주택취약계층을 위한 대출 이외에 기업 대출도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금 운용의 어려움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며 "변동금리 상품인 청약저축이 지금처럼 시장 상황을 아예 무시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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