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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추격의 적시타… 파드리스, 24년만에 챔피언십 진출

MLB(미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강력한 우승 후보 LA 다저스를 침몰시켰다.

파드리스는 16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다저스를 5대3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파드리스는 올 시즌 89승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승팀인 다저스의 111승보다 22승이나 적었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도 5승14패로 다저스에 크게 뒤졌다. 뉴욕 메츠와 3차전까지 가는 와일드카드 승부를 치러 체력적인 부담도 컸다. 하지만 파드리스는 이 모든 열세를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이변을 연출하며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 시즌 승수가 22승 이상 차이 나는 팀들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하위팀이 이긴 건 1906년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116승)를 꺾은 시카고 화이트삭스(93승) 이후 116년 만이다.

파드리스는 6회까지 0-3으로 뒤졌으나 7회 찾아온 한 번의 기회에서 5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였다. 그 돌풍의 중심엔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차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김하성도 있었다. 김하성은 팀이 1점을 만회한 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추격의 불씨를 지폈고 후안 소토의 동점 적시타 때 3루로 진루한 뒤 2사 후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루타가 터지자 2루 주자 소토와 함께 홈을 밟았다. 와일드카드전 3경기에서 8타수 2안타(타율 0.250) 4볼넷으로 활약했던 김하성은 이번 시리즈에선 18타수 3안타(타율 0.166)에 그쳤지만 결정적인 순간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파드리스는 로베르트 수아레스가 8회, 조시 헤이더가 9회 각각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으며 깔끔하게 5대3 승리를 지켰다.

파드리스엔 24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평소 파드리스 홈구장 페코 파크는 다저스와 경기가 있을 때면 홈 팬들보다 약 200㎞ 떨어진 LA에서 찾아온 다저스 팬들이 "렛츠 고, 다저스"라고 외치는 함성 소리가 더 컸다. 그도 그럴 것이 다저스는 1958년 LA에 자리를 잡아 역사도 오래된 데다 최근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에 진출(월드시리즈 우승 1회)하는 등 서부지역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꼽힌다. 반면 1969년 창단된 파드리스는 통산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가 5차례에 불과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은 한 번도 못했다.

파드리스는 메츠를 꺾고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게 되자 페코 파크를 파드리스의 '진짜 홈구장'으로 만들기 위해 고육지책을 썼다. 홈에서 열리는 3, 4차전 티켓을 LA 인근 거주자에게 팔지 않기로 했고, 다저스 팬에게 암표를 파는 파드리스 팬은 시즌 티켓을 영구히 뺏겠다고 엄포까지 놨다. 한편으론 제발 다저스의 홈구장이 되지 않게 해달라며 감정적인 호소까지 했다. 그 덕분인지 3, 4차전 페코 파크는 다저스의 푸른색보다는 파드리스의 상징색인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진짜 파드리스 홈팬들로 가득 찼다. 파드리스 팬들은 4차전에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을 연출하자 노란색 수건을 흔들며 "Beat LA(LA를 꺾어라)"라고 외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LA타임스는 이 장면을 두고 "다저스 역사에 영원히 남을 최악의 결과"라고 했다. 파드리스는 19일부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7전 4선승제 챔피언십시리즈를 펼친다.

필리스도 파드리스 못지않게 이변을 연출하며 챔피언십 무대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올가을 야구 티켓을 가장 늦게 거머쥐었던 필리스는 와일드카드전에서 중부 1위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은 데 이어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마저 3승1패로 눌렀다.

아메리칸리그에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오스카 곤살레스의 역전 2타점 끝내기 적시타로 뉴욕 양키스를 6대5로 꺾고, 시리즈를 2승 1패로 앞서갔다.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3차전에서 연장 18회 초 신인 제러미 페냐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1대0으로 승리, 3전 전승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MLB 포스트시즌 18이닝 경기는 역대 최장 타이 기록이며, 양팀이 17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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