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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 최근 들어 우후죽순
일부 의뢰인 ＂드라마처럼 해달라＂
변호사들 ＂현실은 다른데…＂ 난감

서울 서초동에서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최근 사무실에 찾아온 의뢰인을 그냥 돌려보냈다. 이 사람은 아들이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어 변호사를 구한다며 찾아왔는데, 30분 정도 상담을 한 뒤 수임료를 이야기하자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도 있는데 사건 수임료가 왜 이렇게 비싸냐"며 불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형사사건의 경우 수임료가 수백만원 하는 게 일반적인데, 사회적으로 사안이 중대한 성범죄 혐의를 받는다면서 드라마 이야기를 하니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지난 6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천재 변호사가 활약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끈 데 이어, 화려한 언변을 지닌 검사 출신 천재 변호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가 나오는 등 법정 드라마가 요즘 잇따르면서 난감하다는 변호사가 많다. 그 밖에도 '법대로 사랑하라'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로스쿨' '소년심판' 등 최근 1년 새 법조계를 다룬 드라마가 줄을 이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는 의뢰인들도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 파트너 변호사와 함께 맡은 사건에서 법정에 혼자 출석하게 된 한 30대 대형 로펌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드라마 '우영우'에서 본 것처럼 젊은 변호사가 혼자 나가서 멋들어지게 말 잘할 수 있겠냐"는 얘길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의뢰인 앞이라 허허 웃었지만 연세도 있으신 의뢰인이 그렇게 말해 황당했다"고 했다. 민사재판을 하다가 "드라마처럼 대박인 증거를 찾아내서 상대를 꼼짝 못 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변호사도 있었다. 기고자 : 김수경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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