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박재현 水公사장, 文정부 시절
1억 2천만원짜리 연구용역 수주
석달 후 4대강 평가위원회 활동

문재인 정부 시절 보(洑) 해체 결정을 내린 위원회 활동을 했던 박재현<사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위원회 활동 이전 보 평가 방법을 결정하는 연구 용역까지 수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 평가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따라 보 평가를 해 해체 결정을 하고, 그 이후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13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8월 '낙동강 수계 보 평가체계 및 적용방안 마련 연구'라는 연구 용역을 수의계약 형태로 '인제대 산학협력단'에 맡겼다. 이 연구 용역의 목적은 낙동강 보를 어떻게 평가할지 방법론을 정하는 것으로 용역비는 1억2000만원이었다. 연구책임자는 박재현 당시 인제대 교수였고, 그를 비롯한 대학교수(17명)·기업인(1명)·환경단체(1명) 인사 등 총 20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기간은 2018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였다. 박 교수 외에 박현건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이광열 동서대 교수, 오준오 가톨릭관동대 교수 등 반4대강 목소리를 내오던 교수들이 연구원으로 대거 포함됐다. 수계(水系) 전문가라고 보기 어려운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당시 강살리기네트워크 실장)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정부는 연구 용역 발주 한 달 전인 7월 '4대강조사·평가단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 계획'을 만들고, 보 해체 의사 결정권을 쥔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그해 11월 민간위원 8명이 확정됐는데, 박 교수는 수리수문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연구 용역을 맡은 산학협력단은 2019년 7월 최종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고, 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4대강 수계 평가방법론을 만들었다. 이듬해 1월 보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이 발표됐다. 결국 박 교수는 본인이 참여해 만든 평가 방법으로 보 존폐 결정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환경부가 산학협력단에 준 용역비 1억2000만원의 대부분은 인건비로 지출됐다. 환경부에 제출된 '용역사업 정산내역서'를 보면, 1억2000만원 중 인건비가 8299만원이었다. 책임연구원인 박재현 교수가 570만원, 나머지 연구원 19명에게 총 7436만원이 지급돼 1인당 평균 391만원, 연구보조원은 292만원을 받았다.

박 교수는 해당 연구보고서가 제출된 지 약 반 년 만인 2020년 2월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보로 돈을 버는 기업에 보를 부수자고 주장하는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보 해체 결정 바로 다음 달 수자원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 4대강 보 해체를 주도한 민간위원 출신 2명이 현재까지 수공 경영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주환 의원은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환경부가 낙동강 보 분석에 대한 방법론을 만드는 단계부터 박재현 수공 사장을 이용한 점 등에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고자 : 박상현 기자
본문자수 : 146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