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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등장 5년… '모바일뱅킹' 능숙해진 중장년층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주부 최모(63)씨는 주거래 은행인 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 토스 등을 합쳐 총 3개의 모바일 뱅킹 앱을 쓰고 있다. 최씨는 "몇 달 전 자식들이 '요즘엔 은행 가지 않아도 앱으로 다 된다'면서 스마트폰에 깔아주고 갔다"며 "쓰다보니 익숙해져서 송금은 척척 하고, 오픈뱅킹으로 통장 관리도 한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이 등장한 지 5년째. 모바일 뱅킹에 능숙한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지난 7~9월 카카오뱅크의 신규 고객 중 43%가 50대 이상이었고, 토스뱅크의 50대 고객 비율(19.6%)은 1년 새 4.1%포인트나 늘었다. 전체 연령대 중 20대에 이어 둘째로 높은 증가세다. '시니어들은 모바일 조작에 서툴 것'이란 통념이 슬슬 깨지고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50대 이상 고객 비율은 출범 첫해인 2017년 말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불었다.

◇10분 완판 특판도 5명 중 1명은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속속 등장하는 '모바일 전용' 특판 예금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7월 선보인 100일 만기 특판 예금(연 3%)은 10분 만에 완판(1000억원 한도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 계좌 개설에 성공한 고객의 20%가 50대 이상이었다. 스마트폰 입력 속도가 빠른 20대 가입자(15%)보다도 많았다. 판매 시작 시간을 기다렸다가 최대한 빨리 계좌 개설까지 마쳐야 하는 '시간 싸움'에서도 50세 이상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금력도 갖추고 있어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권 파킹통장(수시입출식 예금) 가운데 최고 금리(연 2.5%)인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고객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1인당 평균 예치금액이 850만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 고객들이 넣어둔 예치금 비율은 26%로 20대(8%)의 3배가 넘었다.

◇목돈 쥔 시니어 80% 모바일 금융 이용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만 50~64세 '뉴시니어'의 80% 이상이 모바일 채널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들을 공략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유치하는 것 못지않게 당장 목돈을 쥔 스마트한 중장년층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시니어의 64%는 최근 1년 사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서비스를 신규 거래하는 등 새로운 금융 트렌드에도 능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이용자 중 50대 이상 비율은 2019년 말 8.5%에서 올해 4월 14%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은퇴 후 각종 모임 활동이 활발한 중장년층의 유입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작년 7월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휴면예금찾기 서비스 신규 고객의 10%는 60대 이상 고령층이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의 효용과 안정성 등이 입증되면서 중장년층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50세 이상' 특화 서비스 속속 등장

최근 은행들은 중장년층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스는 만 49세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입력한 지역·고용형태 등 조건에 따라 50~60대 우대 일자리를 찾아주고, 5~10일 만보 걷기 인증에 성공하면 수백만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 '토스 걷기 대회'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토스 앱 이용자의 28%가 50세 이상이다.

[그래픽] 10분 만에 마감된 케이뱅크 '100일 예금' 가입자 연령대별 분포

[그래픽] 케이뱅크 연 2.5% 파킹통장 이용자 연령대별 분포

[그래픽] 세 인터넷 은행의 50대 이상 고객 비율 추이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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