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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광장·세종·태평양·율촌·화우 등 6대 로펌(법무법인·법률사무소)이 2012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국세청 출신 퇴직 공무원을 56명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로 집계한 결과인데, 상급 기관인 기획재정부 출신(47명)보다 많았습니다. 그만큼 경제 관료들 가운데 국세청 출신이 인기 있다는 뜻입니다.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만 놓고 보면, 지난 10년간 기재부·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출신 100명을 영입했는데, 이 중 국세청이 24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한국은행(17명), 공정위(14명), 기재부(10명) 등의 순입니다. 김앤장의 국세청 출신 영입은 2019년까지만 해도 1년에 1~2명이었는데, 2020년 5명, 작년 7명으로 확 늘었습니다.

한 로펌 관계자는 "세법이 복잡해지면서 기업들의 세무 자문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하더군요. 로펌이 세무조사 대응이나 조세 불복 등 다방면에서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면, 세법을 만드는 기재부보다 세무조사나 징수를 실제 집행하는 국세청 출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처럼 친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전관예우'를 기대하는 것이죠. 실제로 로펌들은 '국세청 출신을 고문이나 전문위원으로 대거 영입했다'고 홈페이지에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국세청 출신의 몸값도 다른 부처에 비해 높습니다. 6대 로펌으로 간 국세청 출신의 이직 첫해 연봉은 평균 4억6394만원으로 공직 퇴직 당시(6867만원)의 6.8배로 껑충 뛰었습니다. 기재부 출신의 연봉이 4배(7109만원→2억8220만원)가 된 것에 비해 증가율이 훨씬 높습니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는 "국세청의 경우 사무관이 옮겨도 4억원은 받는데, 어지간한 기재부 간부들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국세청 퇴직자들의 고액 연봉이 국민들의 시선에는 어떻게 비칠까요. 아마 곱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세무사나 공인회계사 같은 전문가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해서 국세청 출신에게 기대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세제가 복잡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방증입니다. 기업들이 세금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퇴직자가 아니라 현직 국세청 직원이어야 정상적인 나라가 아닐까요? 기고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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