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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3배 '울산 CLX' 가보니

지난 6일 울산시 SK울산 콤플렉스(울산 CLX) 안 축구장 30개 크기(21만5000㎡) 부지에선 터잡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는 2025년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t을 재활용할 수 있는 SK지오센트릭(SK이노베이션 자회사)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들어설 곳이다.

SK지오센트릭이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이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3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추게 된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PL

(Professional Leader)은 "폐플라스틱을 녹여 이물질을 제거한 뒤 깨끗한 페트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같은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플라스틱이 매립·소각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최초의 정유 시설인 울산 CLX가 친환경 사업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826만㎡·250만평)인 이곳에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루브리컨츠의 각종 생산 시설이 집결해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탄소에서 그린으로'(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앞으로 6년간 주력 생산 기지인 울산 CLX에 5조원을 투입해 '넷제로'(Net zero·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CLX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처리 시설을 새로 만들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인 고기능성 화학제품 넥슬렌 생산 라인도 증설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항공유 생산 공정 신설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면 휘발유, 경유 같은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울산 CLX는 지속적으로 탄소 감축을 해왔다. 벙커시유를 연료로 쓰던 동력 보일러(스팀 생산·공급 장치) 11기 중 9기를 LNG(액화천연가스)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작년까지 누적 14만4000t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남은 동력 보일러 2기도 내년까지 LNG 보일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원유 정제 설비의 효율을 개선하고 관에 쌓인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첨가제를 주입하는 등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 개선과 연료 전환뿐 아니라 탄소 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공장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기고자 : 울산=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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