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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들어오는 공인회계사 자격증 보유자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금감원에 회계사가 워낙 많아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에 이은 '빅5 회계법인'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옛말입니다. 원래 매년 20~30명가량이 입사했는데 올해는 달랑 7명 들어와 2017년(33명)의 4분의 1 수준이 됐습니다. 올해 신입 채용 규모가 역대 최대(90명)였는데도 불구하고 회계사는 한 자릿수에 그친 겁니다. 금감원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금감원 입사자 가운데 회계사 숫자는 2017년 33명에서 2018년(17명), 2019년(14명), 2020년(11명), 2021년(10명), 2022년(7명) 등으로 빠르게 줄어드는 중입니다.

금감원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민간 회계법인의 처우와 근무 여건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입니다. 민간 회계법인에 가면 훨씬 높은 연봉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누릴 수 있으니 굳이 금감원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매년 감사 시즌이면 밤샘 근무를 해야 했던 회계업계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근무 시간이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2018년 말,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를 골자로 하는 신(新)외부감사법이 시행되면서 회계사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감사에 투입되는 시간이 종전보다 늘어나면서 회계사 수요가 훨씬 늘어난 것이죠. 작년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1172명 중 99.4%를 빅4가 싹쓸이했습니다. 빅4는 고액 연봉은 물론, 해외연수 기회 등까지 약속하며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외부 감사에 대비해 대기업들도 회계사 충원에 나서면서 요즘 회계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금감원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은 숙련된 회계사들까지 높은 몸값으로 회계법인에 스카우트되는 실정입니다.

금감원이 인재를 붙잡아 두려면 '당근'이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금감원 연봉은 작년까지 4년 연속 동결인 데다 회계사라 해도 일반 직원들에 비해 자격증 수당 월 30만원을 더 받는 정도입니다. 승진문도 좁아 인사 적체가 심합니다. 민간과의 처우 격차가 벌어지면 회계사들의 금감원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금감원의 회계감독과 검사 역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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