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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의협 '反플랫폼 연대' 만든다는데…

대한변호사협회,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건축사협회 등 4개 직역 단체가 해당 분야에서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에 공동 대응하는 연대 조직을 오는 17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를 만들어 '플랫폼 규제'와 관련된 법률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단체들은 "무분별한 플랫폼 서비스가 국민의 생명, 건강과 재산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과 소비자 사이에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 서비스를 가로막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변호사협회는 11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 가입을 최종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건축사협회 등도 이번 주 안에 연대 참여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4개 단체는 모두 플랫폼 기업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변협은 변호사 중개 서비스 '로톡'과 헌법 소송까지 벌였고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 대상으로 올려 심사 중이다.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도 '굿닥' 등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전면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건축사협회도 온라인 건축 설계 서비스 업체의 대표를 고발한 바 있다.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는 "플랫폼 기업에 의한 시장 질서 훼손 사례 등을 수집한 뒤 플랫폼의 불법·부당 영업을 찾아내고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률 제정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과 대립해 왔던 공인중개사협회, 택시조합, 약사협회, 한의사협회 등에도 가입을 제안할 예정이다. 공인중개사협회 등이 가세하면 전체 회원 규모가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협회는 법정 수수료의 절반을 받는 온라인 중개 서비스 업체를 고발한 상태다.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 출범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여러 직역의 전문가 단체가 한 우산 아래 모이는 '빅 텐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혁신에 반대하는 기득권 집단의 밥그릇만 지키기 위한 단체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서비스 중단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타다'는 2018년 10월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1년 만에 17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러자 택시 업계가 "'타다'는 불법"이라며 검찰에 고발했고, 국회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결국 '타다' 서비스는 중단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에서 활동하는 구태언 변호사는 "국민은 여러 서비스를 경험하고 더 나은 방식을 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전문가 단체가 '직역 침해'라며 이를 차단하는 것은 정부가 부여한 자격 권한을 사유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에 참여하는 단체들은 민간 플랫폼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 구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변협은 지난 3월 로톡에 대항하는 공공 플랫폼 '나의 변호사'를 시작했다. 의협은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민간 플랫폼의 인증 권한을 의협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태언 변호사는 "공공 플랫폼이 민간 서비스보다 더 낫다면 국민들은 공공 플랫폼에 몰리게 돼 있다. 선의의 경쟁을 해야지 민간 서비스를 규제하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기고자 :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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