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작년 19개 은행 1조617억원… 2년 연속 뒷걸음질

은행들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덕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사회공헌활동에 쓴 돈은 오히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개 은행이 지난해 서민금융이나 지역·공익 사업 등 사회공헌에 들인 돈은 총 1조617억원으로 2020년(1조919억원)보다 줄었다. 2019년(1조1359억원) 이후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코로나 이후 시작된 저금리로 대출과 이자 이익이 증가하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이 급증하는 '특수'를 누리고도 사회 공헌 활동은 이전보다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은행권 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46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26조원을 차지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이익 대비 사회공헌비율은 5~6%대에 그쳤다.

◇최대 실적에도 이익 대비 사회 공헌은 줄어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중 순익 대비 사회공헌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은행(13.59%)이다. 이어 부산은행(12.80%)과 NH농협은행(12.26%), 전북은행(11.28%), 광주은행(11.09%), 대구은행(10.68%), 경남은행(10.20%) 등 순이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사회공헌비율이 순익의 10%를 넘는 은행은 모두 지방은행이었다.

4대 은행의 경우는 KB국민은행 6.32%, 신한은행 6.74%, 하나은행 5.71%, 우리은행 6.29% 등으로 집계됐다. 4대 은행의 사회공헌 사업비를 모두 합치면 5782억원으로 작년 순익(10조311억원)의 6%에 못 미친다. 2020년 대비 작년 순익 증가율이 우리은행(74.3%), 하나은행(27.9%), 신한은행(20%), KB국민은행(12.7%) 등으로 높았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사회 공헌에 인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역대급 실적이 이자 수익 급증 때문이라는 점에서 사회공헌 사업비 감소가 비판을 받고 있다. 4대 은행은 지난해 이자로만 26조원을 벌었다. 업계 1위인 KB국민은행은 7조7200억원, 신한과 하나·우리은행도 각각 6조원 안팎의 이자 수익을 냈다. 반면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역대급 실적 달성은 고객들이 낸 이자가 바탕이 된 셈인데 사회공헌은 줄어들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사회공헌비율은 1%에도 못 미쳤다. 카카오뱅크는 0.15%로 은행권 전체(씨티은행 제외)에서 꼴찌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2020년 대비 80%나 늘어난 2041억원을 기록했지만, 사회공헌사업에 투입한 비용은 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24억원 첫 흑자를 낸 케이뱅크는 사회공헌비율이 0.31%(7000만원)에 불과했다.

◇은행 직원들은 '실적 파티'

올 들어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서 고객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실적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 9550만원이었던 평균 연봉은 2020년 9800만원으로 2.6% 오르더니 2021년엔 7.6% 더 증가해 1억550만원이 됐다 금융노조는 올해 5.2%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파업을 벌였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으로 큰 이익을 내고 성과급 잔치도 벌이고 있다. 최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은행 임원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받아간 성과급은 912억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299억원, 신한은행이 254억원, 하나은행 183억원, 우리은행이 176억원이다.

윤창현 의원은 "은행들은 늘어난 이익으로 내부 임직원의 급여와 성과급만 늘리고 있다"면서 "말로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앞세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코로나 사태 이후 줄어든 은행권 사회공헌금액

[그래픽] 5대 은행의 지난해 순익 대비 사회 공헌 금액 비율 기고자 : 김은정 기자
본문자수 : 208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