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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수퍼스타 호날두 벤치 멤버로 둬 논란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계륵(鷄肋)으로 전락했다. 맨유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호날두는 8월 브렌트퍼드전 한 경기에만 선발로 나왔고, 5경기에는 후반 투입돼 4분, 22분 등을 뛰었다. 급기야 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맞대결에서는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맨유가 3대6으로 대패하는 동안에도 에릭 텐하흐(52) 맨유 감독의 머릿속엔 호날두가 없었다. 호날두는 벤치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패배를 지켜봤다. 이런 가운데 한때 가라앉는 듯했던 이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4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들은 "호날두는 내년 1월 겨울 이적 때 팀을 떠나려 한다. 텐하흐 감독도 수용 가능한 제안이 온다면 막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례한 맨유"

맨유의 스타 미드필더였던 로이 킨(51)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호날두가 벤치를 지키게 해선 안 된다. 맨유가 호날두에게 무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0-4로 전반을 크게 뒤진 채 마친 맨시티전처럼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경기마저도 호날두를 기용하지 않은 건 감독의 전술적인 잘못이라는 취지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녹슬지 않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리그에서 18골을 터뜨리며 득점 3위에 올랐다. 그가 올 시즌 단 1골에 그치고 있는 건 거의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탓이 크다. 그는 올 시즌 유로파리그(UEL)를 포함해 팀 9경기 중 8경기에 뛰었으나 선발로 나선 것은 3차례뿐이다. 교체 멤버로 나선 5경기에선 1~2차례 슈팅에 그쳤다. 그가 득점을 기록한 경기는 선발로 나와 81분을 소화한 유로파리그 FC셰리프(몰도바)전뿐이다.

◇"불성실한 태도로 자초한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유럽 이적 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호날두가 프리시즌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몸값(이적료)이 2000만유로(약 280억원)에 달하는 호날두가 그라운드 대신 벤치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은 그가 자초한 결과라는 얘기다. 호날두는 올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불참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6위에 머무르면서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을 놓쳤다. UCL 최다 출전·득점 등 기록을 가진 호날두는 챔스리그에서 뛰길 원했고, 시즌 시작전 출전권을 지닌 구단으로의 이적을 시도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등의 구단이 거론됐다. 하지만 전성기를 지난 그를 적극적으로 원한 팀은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맨유로 돌아왔지만, 이미 팀 분위기를 크게 해친 뒤였다.

◇"호날두보다는 원팀이 중요"

올여름 맨유 지휘봉을 잡은 텐하흐 감독은 호날두 같은 수퍼스타도 예외 없이 팀 규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리원칙 주의자다. 텐하흐 감독은 지난 몇 년간 맨유가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둔 건 선수들이 한 팀으로 뭉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식사 시간 휴대폰 사용 금지, 개인 식단 금지 등 팀이 하나로 움직인다는 원칙을 세웠다. 지키지 않는 선수는 엄벌에 처했다.

당연히 시즌 전부터 팀 분위기를 크게 해친 호날두를 그대로 놔둘 리 없다. 팀 주장인 해리 매과이어(29)도 경기 중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자 곧바로 벤치 멤버로 끌어내렸다.

현재 맨유 선수단은 호날두 대신 텐하흐 감독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맨유 최고의 스타 선수인 브루누 페르난데스(28)는 "텐하흐 감독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건 좋은 일이다"라며 "우리가 경기력을 끌어올려서 더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맨유는 개막 2경기를 내줬지만, 이후 맨시티에 대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는 등 호날두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중상위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표] 방황하는 호날두 기고자 : 이영빈 기자 김민기 기자
본문자수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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