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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오래전 백화점 식당가(街)는 쇼핑 중 끼니를 때우기 위한 곳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로라하는 맛집이 모인 곳으로 변모했고, 최근에는 그 어느 곳보다 트렌디하고 앞선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핫플(hot+place)'이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전국 SNS 맛집의 성지(聖地)'로 거듭나고 있다. 1979년 개점 후 처음 대대적으로 진행한 리뉴얼이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F&B(food and beverage) 매출도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는 배달 음식이나 테이크아웃 선호도가 높았던 반면, 최근에는 매장서 식사를 즐기는 '다이닝(dining)' 맛집에 대한 수요가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 본점에 맛과 비주얼을 모두 갖춘 SNS 인기 다이닝 맛집들을 대거 오픈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리뉴얼 오픈 이후 한 달간 본점의 F&B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가량 증가했다.

◇SNS 인기 맛집 12곳 입점…단독으로 선보이는 이색 메뉴도 화제

롯데백화점은 본점 지하 1층 델리 코너에 SNS 인기 맛집 12곳을 새롭게 선보였다. 대표 브랜드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돈가스 맛집이며 주말엔 3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제제' ▲여러 TV 프로그램에 줄 서서 먹는 도삭면(중국의 면 요리 중 하나로 반죽을 칼로 깎아 만든 국수) 맛집으로 소개된 '송화산시도삭면' ▲유명 연예인들의 맛집으로 유명한 '구테로이테' 등이다. 12곳 중 7곳이 백화점 최초 입점일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기존의 델리 코너는 김밥 등 테이크아웃 중심의 간단한 메뉴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번 리뉴얼에서 한식·중식·일식·멕시칸요리·베트남요리·카페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다이닝 메뉴를 보강했다.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색 메뉴도 화제다. 강남역에서 보양식(保養食) 쌀국수 맛집으로 유명한 '땀땀'에서는 본점 입점을 기념해 양질의 등갈비와 살코기를 푹 고아 만든 '바쿠테(땀땀 보양 국밥)' 메뉴를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바쿠테는 갈비탕과 식감이 비슷하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행 시 꼭 먹어야 하는 해장식(食)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송리단길에서 비주얼 맛집으로 유명한 프리미엄 덮밥 전문점 '돈이찌'는 일식 중 최고 보양식으로 꼽히는 '치카라동'을 본점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였다.

◇일본 나가사키 명물 '분지로', 국내 최초 오픈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2일 본점 13층에 일본 나가사키의 명물(名物)로 꼽히는 프리미엄 돈가스 전문점 '분지로'를 국내 최초로 오픈했다. 분지로는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객들에게도 규슈 지역을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하는 '인생 돈가스'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높은 인기에도 최상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점포 확장이나 프랜차이즈 등을 고사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넥스트다이닝과 함께 3년 이상의 협의와 준비 과정을 거쳐 본점에 국내 공식 매장 1호점을 오픈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적인 오픈을 위해 창업자인 타카다 장인(匠人)이 방한해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고, 현지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와 주방 도구 등도 그대로 옮겨왔다. 일본에서의 맛과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고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2030세대 겨냥한 이색 카페·디저트 맛집… '빵지순례' 성지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한 이색 카페와 디저트 맛집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럭셔리 시계 메이커 'IWC'와 협업한 'BIG PILOT BAR BY IWC & CENTER COFFEE',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죽기 전 꼭 마셔야 할 커피로 꼽은 '보난자 커피' 등 최근 1년간 총 4개의 이색 카페를 새롭게 오픈했다.

지난 6월과 7월에는 '플디' '얀 쿠브레' '프레쎄' 등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비주얼로 SNS에서 주목받고 있는 총 7개 베이커리를 문 열었다. 이와 함께 팝업 스토어에서 트렌디한 디저트를 수시로 선보여 '빵지순례' 성지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호텔과 함께 진행한 일본 유명 파티시에 '요로이즈카 토시히코'의 디저트 팝업은 '오픈런(open run·매장 개점 시간까지 기다리다 구매하는 것)'이 일어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길옥균 롯데백화점 델리&스낵팀장은 "리오프닝 이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중심으로 배달보다는 직접 유명 맛집을 찾아가는 트렌드가 다시 확산됨에 따라, 본점 델리 코너도 테이크아웃 중심에서 다이닝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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