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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압수사로 허위자백… 재심서 무죄, 국가배상 1심 판결

'낙동강변 살인 사건'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두 사람과 가족에게 국가가 72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1심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재판장 김동빈)는 28일 강도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한 장동익(64), 최인철(61)씨와 두 사람의 가족 등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국가가 장씨에게 19억여 원, 최씨에게 18억여 원, 가족 14명에게 1인당 4000만~6억5000만원씩 총 72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낙동강변 살인 사건'은 1990년 1월 부산 사하구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여 뒤인 1991년 11월, 부산 사하경찰서는 장씨와 최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최씨가 공무원 사칭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다가 "장씨와 함께 살인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장씨와 최씨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경찰에게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물고문 등을 받고 경찰이 불러주는 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최씨 처남과 아내가 "최씨는 사건 발생 당시 처가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각각 위증과 위증 교사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장씨와 최씨는 21년간 복역하다가 2013년 모범수로 특별 감형돼 출소했고, 지난 2017년 부산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2019년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고 결론 내렸다. 장씨와 최씨는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장씨와 최씨가 무죄를 받았지만 재수사 등을 통한 진범 검거는 힘든 상황이다. 사건 당시 강도살인의 공소시효였던 15년이 이미 지났고,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피해 남성 역시 사망했기 때문이다. 기고자 :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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