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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순방때 논란 모두 트집 잡아
전문가 ＂정치적 이유로 해임건의＂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순방 전반에서 제기된 잡음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박 장관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논란이 과연 박 장관 해임 사유가 되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국민의힘도 거대 야당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169명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제출 시 3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해임건의안을 29일에 강행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안이 박 장관 해임 사유가 되느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계기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냈지만, 정작 제안 이유는 결이 달랐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서 "박 장관은 지난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윤 대통령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해 주무 장관으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한미·한일 회담 실패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더구나 미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폄훼하는 듯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이 국내외 언론에 전파되면서 대한민국 국격 훼손은 물론 국민이 한미 동맹 악화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여기에 박 장관 해임 사유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한 당시 윤 대통령과의 만남 불발, 나토 정상회담 당시 민간인 동행 논란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외교 분야의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이런 지적이 외교 장관 해임 사유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장관은 큰 정책의 방향이 잘못됐을 때 평가받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로 해임을 결정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표결하겠다고 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150명)의 찬성으로 의결될 수 있기 때문에 169석인 민주당의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1987년 이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건 모두 3번이고, 이 중 2번은 장관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해임건의안은 '건의안'이기 때문에 구속력은 없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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