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비염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콧물이 목에 걸리는 '후비루' 등
2차 질환 나타날 가능성 높아져

한 번 걸리면 완치가 어렵고, 환자를 오랫동안 괴롭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비염'이다. 비염은 코 안이 건조해져 코막힘·콧물·재채기 등을 유발한다. 현재 여러 한의원과 이비인후과에서 '비염 치료 전문'을 내세워 진료를 하지만, 여전히 비염을 앓는 환자는 수두룩하다. 그만큼 비염은 양방에서든 한방에서든 까다로운 질병으로 통한다.

지난 19일 라경찬 한의원에서 만난 라경찬 대표원장은 "비염 치료의 첫 걸음은 '잘못된 치료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 원장은 동국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라경찬 한의원을 개원, 35년 동안 비염 치료에 힘쓰고 있다.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며 '비염 전문 한의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현재는 딸 라민영 한의사와 2대째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최근 그를 만나 올바른 비염 치료에 대해 물어봤다.

―비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염은 차가운 외부 공기로 인해 코 안이 건조해지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콧물과 코막힘 등이 있다. 환자들은 해당 증상들을 없애려고 하는데 사실 콧물·코막힘은 우리 몸의 면역반응 중 하나로, 외부의 다양한 요소로부터 코를 지키기 위해 나오는 현상이다. 즉, 우리 코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로 없애려고만 한다면 몸의 면역반응은 더 떨어져 병이 깊어질 수 있다."

―유독 증세가 심해지는 시기는 따로 없는가.

"주로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비염 환자 수는 급증한다. 날이 차갑고 건조할수록 비강 점막이 쪼그라지는데, 이때 코는 수분감을 유지하기 위해 콧물을 더 많이 분비한다.

―비염 환자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약을 복용할 때만 증상이 완화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실상 일부 병원에선 콧물·코막힘 등의 자가 면역반응을 막아버리는 치료를 우선시한다. 하지만 면역반응 차단은 외부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해 궁극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염을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후비루 등 2차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후비루는 분비물이 목에 고이거나 목 뒤로 넘어가는 질환으로, 코의 생리작용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오래되거나 건조함이 심할 때 나타난다. 건조해진 콧속은 충분한 콧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돼 콧물의 농도가 더욱 짙어진다. 이 끈적함 때문에 콧물이 목으로 내려가지 못해 목에 걸릴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이 증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후비루는 만성화할 경우 치료 범위가 넓어져 치료 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그만큼 이른 시일 내에 치료해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은가.

"우선 코를 따뜻하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코는 자연 회복력이 없기 때문에 외부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쾌비수'가 있다. 쾌비수는 1시간에 한 번씩 콧속에 뿌려 비강을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분사형태의 한약이다. 점막 자체에 약물을 뿌리기 때문에 흡수율이 좋다. 치료효과도 높아 건조한 코의 내부 환경을 개선하는 데 탁월하다. 또 인체에 해가 적어 임산부나 암 환자, 어린이 등도 사용 가능하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평소 가래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몰라 힘들어하던 환자가 있었다. 진단해 보니 후비루가 원인이었다. 이후 2~3개월 정도 치료를 한 결과, 가래는 점점 줄고 쉰 목소리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증세가 많이 호전된 것을 보고 의사로서 많이 뿌듯했다." 기고자 : 이영규 메디컬 리포트 기자
본문자수 : 183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