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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새 건물서 이런 사고가…＂ 사망자 유족들 빈소에서 오열

26일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로 숨진 직원 채모(34)씨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유족들이 흐느끼고 있었다. 채씨의 어머니는 "하늘도 무심하다"고 울부짖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채씨의 아버지는 "일주일 전 마지막 통화에서 나한테 항상 건강하고 힘들게 일하지 말라고 했다"라며 "밝고 성실하던 아들이 이렇게 갈 리 없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채씨는 이날 아울렛 지하주차장 서쪽 화물 진출입로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아울렛에서 일한 지 1년도 안 됐다고 한다. 채씨는 집과 일터가 멀다며 한 달 전 유성구 지족동에서 아울렛 근처인 용산동으로 이사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게 성실히 일하면서도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시설관리팀 소속 이모(36)씨의 빈소는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씨의 작은아버지 이모(53)씨는 "얼마 전까지도 웃고 떠들던 조카 녀석이 새까맣게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그는 "조카는 전기기사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또 "새로 지은 건물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날 수 있느냐"며 "이건 인재(人災)"라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지하주차장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 경보가 울리자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나섰던 이씨가 급격히 확산한 연기에 변을 당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화재 발생 50여분 만에 구조됐지만 중태에 빠진 방재실 직원 박모(41)씨는 다른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 미처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박씨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고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대피하라는 방송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고자 : 대전=신정훈 기자 대전=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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